최신 드라이버 쓰면 정말로 게임 성능이 향상?

동아닷컴

입력 2018-03-22 15:22 수정 2018-03-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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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의 성능이나 기능을 확장하기 위해 내부 부품(메인보드, 그래픽카드 등)을 교체하거나 외부 주변기기(프린터, 스캐너 등)를 추가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이렇게 새로운 구성품을 달 때 꼭 해야 하는 작업이 바로 장치 드라이버(device driver, 이하 드라이버)를 운영체제에 설치하는 일이다.

데스크탑 PC를 구성하는 부품들(출처=IT동아)

드라이버는 특정 하드웨어의 구동방식이나 특성, 기능 등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를 달더라도 드라이버를 설치하지 않으면 쓸 수 없다. 윈도우 운영체제는 상당량의 장치 드라이버를 이미 품고 있지만, 최신 하드웨어의 것은 없으므로 이 경우엔 해당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것을 따로 설치해야 한다. 대개 하드웨어를 사면 동봉되는 CD, 혹은 하드웨어 제조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드라이버의 설치가 가능하다.

그런데 이미 올바른 드라이버가 설치되어 하드웨어가 작동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드라이버를 다시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대개 해당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새로운 버전의 드라이버를 출시할 때다. 드라이버의 버전업을 통해 해당 하드웨어의 성능이나 기능이 향상될 때도 있고 오류가 수정되거나 안정성이 나아지기도 한다.

그래픽카드용 드라이버는 버전업이 자주 이루어진다(출처=IT동아)

특히 그래픽카드용 드라이버는 버전업이 자주 이루지는 편이다. 그래픽카드는 특히 게임과 같은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구동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하드웨어이며,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내려면 아주 섬세하게 프로그래밍된 드라이버가 필요하다. 다만, 콘텐츠의 종류가 워낙 많은데다 이용자들의 환경도 가지각색이기 때문에 초기 드라이버는 이러한 변수들을 미처 고려하지 않고 개발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옛 버전의 드라이버를 설치한 그래픽카드는 특정 환경이나 특정 콘텐츠에서 온전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그래픽카드 개발사에선 주기적인 테스트와 수정을 거쳐, 성능과 안정성이 향상된 새로운 버전의 드라이버를 종종 내놓곤 한다. 대개 수개월 주기로 출시 되며, 새로운 게임이 출시되거나 이전 버전 드라이버의 오류가 밝혀지면 이보다 짧은 주기에 새로운 버전의 드라이버가 공개되는 경우도 있다.


옛 버전 vs 최신 버전 드라이버의 성능 차이는?

간단히 말해, 최신 드라이버를 설치하면 게임 구동능력이 더 향상될 수 있다는 뜻인데, 이게 사실일까? 실제로 테스트를 해보자. 테스트 시스템은 AMD 라이젠7 1700 CPU에 16GB DDR4 메모리, 라데온 RX 580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윈도우10 64비트 PC다.

라이젠7과 라데온 RX 580으로 이루어진 테스트 시스템(출처=IT동아)

참고로 라데온 RX 580의 제조사인 AMD는 주요 PC 게임들이 자사 그래픽카드에서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게 한다는 ReSX(Radeon eSports Experience) 프로젝트를 최근 진행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거의 매달 새로운 버전의 그래픽카드 드라이버를 내놓고 있어 이번 테스트의 소재로 적당하다.

라데온 소프트웨어 아드레날린 에디션 18.3.3를 적용한 시스템(출처=IT동아)

ReSX 프로젝트가 적용된 2018년 3월 19일자 최신 드라이버인 라데온 소프트웨어 아드레날린 에디션(Radeon Software Adrenalin Edition) 18.3.3를 적용한 시스템이 작년 12월에 출시된 17.12.1 버전 드라이버를 적용한 시스템과 어느 정도의 성능 차이를 보이는지 확인해보자. 총 4가지의 게임을 구동해봤으며, 화면 해상도는 풀HD급인 1920 x 1080으로 설정했다.


도타2 테스트

가장 먼저 구동해 본 게임은 AOS 장르의 대표작 중 하나인 '도타2'다. 최대 프레임을 상승을 제한하는 수직동기화를 제외한 모든 그래픽 효과를 켠 상태로 20여분 정도 플레이 했다.

도타2 테스트(출처=IT동아)

테스트 결과, 이전 버전 드라이버를 설치한 상태에서는 평균 초당 프레임이 190 프레임 전후였으나 최신 드라이버 상태에선 200~210 프레임 사이로 유지가 되는 것을 확인했다. 물론 예전 드라이버 상태에서도 게임을 원활히 하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드라이버 업데이트를 통한 성능 향상 차체는 분명히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버워치 테스트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FPS 게임인 '오버워치'도 테스트했다. 풀HD 해상도에 렌더러 스케일을 100%, 그래픽 품질은 '최상'에 둔 후 20여분 정도 플레이하며 평균 초당 프레임을 측정해봤다.

오버워치 테스트(출처=IT동아)

테스트 결과, 이전 버전 드라이버 상태에선 평균 120 프레임 정도, 최신 드라이버에선 평균 130 프레임 정도로 구동된다. 어느 정도 향상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체감하긴 어려운 수준이다. 다만, 한 화면에 여러 유닛이 등장했을 때의 프레임 변화 정도는 최신 드라이버 상태가 좀더 안정적이다.


배틀그라운드 테스트

화제의 FPS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도 구동해봤다. 그래픽 품질을 '울트라'로 높이고 20여 분 정도를 플레이 해봤다.

배틀그라운드 테스트(출처=IT동아)

테스트 결과, 이전 드라이버 상태에서 평균 60~65 프레임 수준에서 구동되는 구간에서 최신 드라이버 상태에선 평균 70~75 프레임 정도로 확실히 향상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는 게이머라면 꼭 최신 드라이버를 설치하길 권한다.


파이널판타지15 벤치마크

인기 RPG인 '파이널판타지15'의 PC 버전이 최근 출시되면서 이 게임 기반의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도 배포되었다. 게임의 주요 장면을 5분 정도 구동하며 측정된 초당 프레임을 종합해 점수를 표시한다. 그래픽품질은 '높음'에 두고 진행했다.

파이널판타지15 벤치마크(출처=IT동아)

테스트 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이었는데, 이전 버전 드라이버 상태에서 3560점 정도를 기록한 반면, 최신 드라이버 상태에선 4117점으로 점수가 크게 높아졌다. 이 정도면 거의 한 등급 정도 윗 급의 그래픽카드로 교체한 것과 유사한 수준의 발전이다. 그래픽 드라이버 업데이트의 효과가 가장 컸던 소프트웨어 중 하나다.


드라이버 업데이트 통한 성능 최적화, 효과는 생각 이상

참고로 위 테스트를 하기 전에 PC의 전반적인 3D 그래픽 성능을 평가하는 3DMark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도 구동해 봤는데 이 때는 드라이버 업데이트에 따른 점수 차이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최신 드라이버를 설치한다고 하여 그래픽카드의 사양 자체가 높아지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게임을 구동했을 때 드라이버 버전에 따른 체감 성능 차이는 확실히 드러난다. 최신 드라이버는 해당 그래픽카드가 게임에서 본연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적화를 해주기 때문이다.

이게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위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그래픽카드 드라이버 업데이트에 따른 게임 구동 능력 향상은 확실했다. 향상의 정도는 게임에 따라 편차가 있긴 하지만, 업데이트를 해서 최소한 손해는 아닌 셈이다. 가끔은 자신의 PC에 탑재된 하드웨어의 제조사 홈페이지를 방문해 최신 드라이버가 나왔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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