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아∼ 덥다” 말하니 에어컨이 묻는다 “온도를 낮출까요?”

서동일기자

입력 2018-03-23 03:00 수정 2018-03-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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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탑재한 에어컨 속속 출시

꽃샘추위가 매섭지만 삼성전자, LG전자 에어컨 생산 공장이 내뿜는 열기는 여름처럼 뜨겁다. 에어컨이 공기청정 및 제습 기능 등까지 흡수해 사계절 가전으로 자리 잡으면서 매년 에어컨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서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가정 내 이용자 동선을 파악해 온도를 조절해주는 인공지능(AI)까지 탑재한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에어컨 인기는 더 높아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들어 LG전자 창원공장의 에어컨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정도 늘어났을 정도다. 여름이 오기 전 미리 에어컨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벌써부터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2018년형 무풍에어컨
삼성전자는 올해 사용자 환경을 24시간 감지해 맞춤형 기능을 제공하는 ‘2018년형 무풍에어컨’ 신제품을 출시했다. LG전자도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인 딥씽큐(DeepThinQ)를 탑재한 ‘휘센 씽큐 에어컨’을 비롯해 신제품을 대거 출시했다. LG전자가 휘센 에어컨에 인공지능 브랜드인 ‘씽큐’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찬 공기를 내보내 실내 온도를 낮추는 기계’라는 에어컨의 사전적 정의가 좁을 정도로 에어컨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2018년형 무풍에어컨은 AI버튼 하나로 실내외 온도·습도 같은 환경 정보와 에어컨 작동시간·선호하는 바람 세기 등 사용자의 제품 사용 패턴을 분석한다. 제품을 사용한 지 평균 1주일 정도가 지나면 소비자가 선호하는 냉방·무풍·제습·청정 기능을 파악할 수 있고, 이후부터는 혼자서 작동도 가능하다. 밤에는 같은 방식으로 학습한 사용자 수면 시간대에 맞춰 무풍 열대야 쾌면 모드로 자동 전환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18년형 무풍에어컨은 무풍 냉방 유지 가능 시간을 기존 8시간에서 24시간으로 늘렸다. 이용자는 제품을 껐다 켰다 할 필요 없이 하루 종일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 플랫폼인 ‘빅스비’가 탑재돼 복잡한 기능도 음성으로 간편하게 작동할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이번에 새롭게 적용된 음성인식은 온도를 어떻게 조절하고 싶은지 구체적인 명령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자연어로 말해도 사용자의 평소 사용 패턴을 반영해 알아서 작동한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이용자가 특정 온도로 낮춰 달라고 말해야 했다면 이번 신제품은 “더워”라고만 말해도 평소 선호하던 패턴에 맞춰 온도를 낮춰 준다. 무풍 음성인식 기능의 경우 “현재 날씨에 맞춰 작동해줘” 또는 “낮잠 자는 아기에게 맞는 모드로 작동해줘”같이 다양한 모드를 자연어로 실행할 수 있다.

LG전자 2018년형 ‘휘센 씽큐 에어컨’
LG전자 2018년형 휘센 씽큐 에어컨 신제품도 온도·습도, 공기질, 생활환경 등은 물론 이용자가 에어컨을 사용하는 패턴, 주로 쓰는 언어까지 학습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에어컨을 오래 사용할수록 제품이 스스로 주변환경과 고객 기호에 맞춰 최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에어컨이 마치 친구처럼 주변 상황들을 듣고, 보고, 생각해서 고객과 소통하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고객이 제품 사용방법을 익혔다면 이제는 제품이 스스로 고객을 공부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신제품에 탑재한 인공지능 플랫폼 딥씽큐에는 독자 개발한 음성 인식, 자연어 처리 기술 등을 탑재돼 있어 에어컨이 이용자의 말을 이해한다. 이용자가 제품을 사용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인식률은 더 높아진다. 딥씽큐는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기반으로 작동해 사용자의 언어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익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용자가 에어컨으로부터 3m 이내인 곳에서만 음성만으로 제품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는 “LG 휘센”이라고 말하고 난 뒤 전원 버튼, 온도, 바람 세기와 방향 등을 조절하고 제습, 공기청정 등 다양한 기능을 작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LG 휘센”이라고 말하고 “바람을 위로 보내줘”라고 말하면 에어컨이 바람 방향을 바꾸는 식이다. 또 “스마트케어 모드로 해줘”라고 말하면 에어컨은 “스마트케어를 시작합니다”라고 답하고 변경 모드로 작동한다.

또 정해진 명령어뿐 아니라 “더워” “추워” 같은 자연스러운 반응도 인식해서 작동 여부를 먼저 제안하기도 한다. 이용자가 문득 “아 덥다”라고 얘기하면 에어컨이 “희망 온도를 낮출까요?”라고 물어본다. 만약 이용자가 “1도 낮춰줘”라고 답하면 희망 온도를 조정한 후 “23도로 낮췄습니다”로 대답한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이 사투리를 사용하는 경우를 감안해 지역마다 다른 억양 데이터도 확보했다. 억양이 달라도 에어컨이 고객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 또 에어컨이 스스로 고객의 언어 사용패턴을 학습하기 때문에 사투리도 쓰면 쓸수록 인식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고객들이 인공지능 스피커를 사용해 제품을 제어할 수 있도록 연결성도 확대했다. 신제품은 LG전자의 인공지능 스피커 씽큐 허브(ThinQ Hub)뿐 아니라 구글, 아마존, 네이버, SK텔레콤, KT 등 여러 기업이 내놓은 인공지능 스피커와 모두 연동할 수 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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