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미투’… 연극계 대부도 삼켰다

김정은기자

입력 2018-02-15 03:00:00 수정 2018-02-15 03:00: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 싸이월드
  • 구글
연출가 이윤택, 10년전 성추행 논란
“잘못 반성… 근신” 활동중단 선언
배우 이명행 하차 등 공연계 확산


미투 열풍이 공연계로 번졌다.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0년 전 연극 ‘오구’ 지방 공연을 할 때 여관에서 이윤택 연출가로부터 안마를 요구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김 대표는 이 연출가가 기를 푸는 방법이라며 수시로 여자 단원에게 안마를 시켰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인터폰으로 연출가가 자기 방으로 오라고 했다. 방에 가니 안마를 시켰고 갑자기 바지를 내리며 성기 주변 안마를 강요해 ‘더는 못 하겠다’고 말한 뒤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연출가는 “지난 잘못을 반성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근신하겠다. 공연 중인 연극 ‘수업’과 3월 1일 시작하는 연극 ‘노숙의 시’ 등 예정된 작품의 연출을 모두 취소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2015년 국립극단에서 ‘문제적 인간 연산’을 공연할 당시 이 연출가가 국립극단 직원을 성추행한 사실도 알려졌다. 국립극단 관계자는 “성폭력 문제를 일으킨 예술가와는 작업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은 계약서를 새로 만들고, 이 연출가에 대해 국립극단 출입 및 향후 작업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배우 이명행도 성추행 논란으로 출연 중인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하차한 상태다. 이명행은 지난해 9월 서울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 연극 ‘20세기 건담기(建談記)’에 출연할 당시 여성 스태프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거졌다. 이명행은 소속사인 한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을 통해 “성적 불쾌감과 고통을 느꼈을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11일 밝혔다. 두산아트센터는 당시 소위원회를 열어 이명행에 대해 향후 출연 규제 조치를 했다. 극단 코끼리만보 조연출가인 김소영 씨도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명행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공연계에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동참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황선영 창작집단 동네한바퀴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에 “여성을 강간하는 장면에서 발기가 됐다며 흡족해하던 남자 배우, 내 가슴을 보며 ‘티셔츠 글자가 유난히 커진다’고 말한 뮤지컬 제작자, 엠티에서 여자 후배들을 성추행한 유명 남자 배우가 있다”고 폭로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