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장중 2500 돌파… 코스피 “연내 2600 간다” 기세등등

신민기기자 , 박성민기자

입력 2017-10-24 03:00 수정 2017-10-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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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넘긴지 10년만에 ‘장중 새역사’
세계증시 훈풍-기업실적 ‘쌍끌이’
北 도발 잠잠-中 사드 보복 완화 등… 발목잡던 대외리스크도 주춤
“연말까지 상승세 이어갈 것” 전망… 美-한은 금리인상 등 변수 남아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2,500을 돌파했다. 2007년 7월 종가 기준으로 2,000을 넘긴 지 10년 만이다. 미국발 증시 훈풍과 3분기(7∼9월) 기업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국내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상승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금리 인상 등은 부담으로 남아있다.


○ 10년 만에 2,500 새 역사

23일 코스피는 장이 열리자마자 2,500.33까지 오르면서 장중 2,500 선을 돌파했다.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숨고르기에 들어가 종가 기준으로는 전 거래일보다 0.02% 오른 2,490.05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도 사상 최고치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코스피가 2,500 선을 넘은 것은 1983년 1월 코스피 출범 이후 34년 만이다. 출범 이후 6년 만에 1,000의 고지에 오른 코스피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280 선까지 곤두박질쳤다. 1990년대 후반 정보기술(IT) 벤처 투자 열풍을 타고 다시 1,000을 넘어섰고, 2007년에는 빠른 속도로 1,500과 2,000을 연달아 돌파했다. 당시만 해도 곧 3,000까지 간다는 장밋빛 전망이 대세였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3,000은커녕 2,000 시대마저 불과 몇 달 만에 막을 내렸다. 금융위기를 극복한 뒤에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업종)으로 불린 대형 수출주의 상승세로 증시가 활력을 되찾았지만 2011년 이후 올해까지 6년간 1,800∼2,100 사이의 기나긴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2007년 2,000을 돌파한 뒤 2,500 선을 넘어서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린 것이다.


○ 글로벌 증시 훈풍·기업 실적 개선에 상승세

국내 증시의 상승세는 글로벌 증시의 덕을 많이 봤다. 20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3대 지수는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정부의 세제 개편을 앞두고 법인세 감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자가 몰린 결과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71% 오른 23,328.6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0.36% 오르며 동반 사상 최고가를 썼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국 등 세계 증시가 대체로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등 주요 수출기업의 실적 개선세가 증시를 이끌고 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에도 14조5000억 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면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도 사상 최대 실적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를 위협해 왔던 대외 리스크도 주춤한 모양새다.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 이후 잠잠해진 북한이 코스피의 안정적인 상승세를 지지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은 점차 완화되고 있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로 시진핑 2기가 출범하면서 사드 문제 해결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 “연내 2,600 간다” 고점 높이는 코스피

이런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연말까지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져 연내 2,600 선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를 IT가 주도하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IT 수요가 더욱 확대되고 있어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라며 “연내 2,600 돌파를 넘어 내년에는 3,000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변수는 남아있다. 무엇보다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도 최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한 바 있다. 김재홍 센터장은 “수출 외에 내수 부문에서는 아직 회복 신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어 한은의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증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2,500 이후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3분기 실적 기대감이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어 실제 실적 발표 시즌에는 주가가 그리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기 minki@donga.com·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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