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CJ컵 제1의 변수, 한라산 브레이크

고봉준 기자

입력 2017-10-18 05:45 수정 2017-10-18 05:45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최경주. 사진제공|JNA골프

“오르막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리막이다. 착시현상을 조심해야한다.”

10월 19일 막을 올리는 2017∼2018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규대회 CJ컵@나인브릿지의 최대변수는 무엇일까. 이번 대회는 섬 한복판의 고산지대에서 진행되는 만큼 여러 돌발변수가 예상된다. 이 가운데 가장 변덕스러운 요인으로 꼽히는 건 바로 ‘한라산 브레이크’다.

나흘간 대회가 열리는 나인브릿지 컨트리클럽은 제주도 한라산 해발고도 약 1000m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코스 자체는 완만한 능선을 따라 형성돼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선수들과 갤러리들의 눈을 속이는 착시현상은 이번 대회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한라산은 주변지형에 의해 내리막길이 오르막길로 보이는 착시현상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이 같은 구간에선 물체가 언덕 위를 올라가는 듯이 보인다. ‘도깨비 도로’ 혹은 ‘신비의 도로’라고 불리는 관광명소가 대표적이다.

이는 골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10월 17일 미디어데이에 나선 베테랑 최경주(47)는 “투온이 가능한 18번 홀(파5)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홀들 모두 공략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한라산 특유의 착시현상도 주의해야한다. 그린 주변에 섰을 때 경사를 오르막으로 봤는데 실제로 내리막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버디 찬스를 잡고도 한라산 브레이크 때문에 실수할 경우 어처구니없게 타수를 잃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바람 역시 조심해야한다. 1라운드부터 최종라운드까지 나흘간 이렇다할 돌풍은 예고되지 않지만, 현재 남쪽에서 태풍 란이 북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바람의 영향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이러한 외적 변수가 제주도에서 경기를 많이 해본 우리 선수들에게 유리할 수도 있지만 장담하기는 어렵다.

골프는 자연에 순응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스포츠다. 그래서 우승은 신의 영역에 있다고 한다. 과연 이번 CJ컵 우승의 향방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는 자연과 사람 가운데 무엇이 될까.

서귀포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관련기사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