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위장약’ 증상에 맞는 성분 고려해 복용하세요

이진한 의사 기자

입력 2017-10-18 03:00 수정 2017-10-1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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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의사 기자의 따뜻한 약 이야기

한국인들은 정말 위장질환이 많은데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인의 위장질환 진료인원이 무려 10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국민 5명 중 1명꼴로 위장질환을 앓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처럼 흔한 위장질환을 관리하기 위해 선택하는 간단한 방법은 제산제와 같은 의약품을 복용하는 것이죠. 하지만 위장질환에도 급성·만성 위통증, 소화장애, 염증으로 인한 속 쓰림 등 다양한 증상이 있는 만큼 자신의 증상에 맞게 올바른 성분의 위장약을 복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위장약에 많이 사용되는 ‘알루미늄’ 및 ‘마그네슘’ 성분은 위산을 중화시켜 위산에 의한 위 점막 손상을 막아주고, 위 내부 산도를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위벽을 보호해주는 기능으로 속 쓰림과 같은 위궤양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알루미늄 성분만 복용하면 변비증상이 유발되고, 마그네슘 성분만 복용하면 설사를 유발하므로 이 두 가지 성분을 복합제제로 사용하는 위장약이 많습니다.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복합제제의 대표적인 위장약이 바로 ‘겔포스’입니다. 겔포스는 현탄액을 뜻하는 ‘겔’과 제산효과를 뜻하는 ‘포스’를 합친 이름입니다. 위장 내의 가스가 차는 현상을 완화해주는 ‘시메치콘’ 성분도 포함돼 있습니다. 겔포스에 이어 등장한 겔포스엠은 액체가 유동성을 잃고 고정화된 상태인 겔타입의 인산알루미늄 성분을 활용했는데 이 타입의 입자는 흡착성이 강해 속 쓰림 완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속 쓰림과 함께 ‘욱신욱신’한 위 통증까지 느껴진다면 경련완화효과(진경효과)가 있는 ‘옥세타자인’ 성분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옥세타자인은 위산 분비 호르몬인 ‘가스트린’을 억제해 위산 분비를 줄여주고 국소마취 효과가 있어 위 통증 자체를 빠르게 완화시켜 줍니다. 옥세타자인 성분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위장약은 대원제약의 ‘트리겔’입니다. 트리겔도 옥세타자인에 ‘수산화알루미늄’과 ‘수산화마그네슘’을 함께 사용한 복합제제입니다.

위장약 중 ‘라니티딘’이라는 성분은 위산 분비를 자극하는 히스타민 수용체에 작용해 위산을 억제하는 제산제입니다. 위궤양처럼 보다 심각한 질환의 증상 완화에 사용됩니다. ‘시메티딘’ ‘자니티딘’ 등도 비슷한 작용을 하는데요. ‘티딘’으로 끝나는 약들은 모두 히스타민 수용체에 작용해 히스타민 작용을 막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약들은 발진이나 알레르기,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에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 라니티딘이 함유된 약을 복용하면 졸릴 수 있어 운전 등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여성의 경우 변비약을 함께 복용한다면 제산제를 먼저 먹은 뒤 한 시간쯤 지나 변비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변비약은 대장에서 약효를 나타내야 해 위장에서 녹지 않도록 코팅돼 있습니다. 하지만 제산제는 위산을 중화해 변비약의 코팅을 손상시키므로 제산제와 함께 변비약을 복용하면 대장으로 가기 전에 위장에서 녹을 수 있습니다.

이진한 의사 기자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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