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역대 최대 규모 3억 달러 펀드 조성…‘신기술 투자=펀드’ 왜?

뉴스1

입력 2017-09-14 17:12:00 수정 2017-09-14 17: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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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사업 강화 위해 3억달러 규모 혁신펀드 조성
카탈리스트·넥스트 이어 세번째… “벤처 찾아오게 만드는 전략”


삼성전자가 ‘신기술 확보=펀드’라는 공식을 또한번 재확인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 확보를 위한 ‘넥스트 펀드’에 이어 무인자동차 등 전장사업 강화를 위한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도 내놨다.

벤처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펀드를 이용한 방식에 대해 ‘똑똑한 투자’라는 평가다. 직접 지분을 인수할 때보다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 무인자동차 등 전장사업 강화 위해 3억달러 펀드 조성

삼성전자는 14일 전장사업 강화를 위해 3억달러(약 3398억원) 규모의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Samsung Automotive Innovation Fund)’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가 조성한 펀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하만 인수에 이어 전장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는 스마트 센서, 머신 비전, 인공지능, 커넥티비티 솔루션, 보안 등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분야의 기술 확보를 위해 운영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 펀드의 첫 번째 전략적 투자로 자율주행 플랫폼과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의 글로벌 리더인 TTTech에 7500만유로(약 1009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한편 커넥티드카와 오디오 분야 전문기업인 하만은 커넥티드카 부문에 자율주행과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전담할 SBU(Strategic Business Unit) 조직도 신설했다.

SBU는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와 협력해 보다 안전하고 스마트한 커넥티드카를 위한 핵심 기술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신기술 확보를 위해 펀드를 조성한 것은 2013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1억달러 규모의 ‘카탈리스트 펀드’를 조성, 혁신 기술과 신사업 개발을 위한 벤처 지원과 투자에 나섰다.

올 1월부터는 1억 5000만달러 규모의 ‘넥스트 펀드’도 본격 운영하고 있다. 이 펀드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혁신을 추구하는 창업가,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가상현실이나 AI, IoT 등이 주요 투자처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신기술 확보가 필요한 분야가 있다면 추가적으로 펀드를 조성, 적극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직접 투자 대신 ‘펀드’ 선택, 왜?

삼성전자 직접 투자 대신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에 나선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펀드라는 형태를 택한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목적의 펀드를 조성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 가운데 투자가 필요한 기업들은 투자를 요청하게 된다”며 “유망 기업을 발굴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제 발로 찾아오도록 만드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전략혁신센터(SSIC)와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GIC),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등을 두고 있다. 이곳을 중심으로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해 신기술을 확보하거나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삼성페이 핵심기술을 제공한 ‘루프페이’와 사물인터넷(IoT) 핵심 플랫폼 개발을 주도한 ‘스마트싱스’ 등을 인수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정 목적의 펀드를 조성하면 삼성전자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릴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신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유망한 투자처를 발굴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펀드를 이용할 경우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SSIC가 주로 펀드를 운용하기 때문에 펀드 범위 내에서는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직접 투자할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은 이사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의사결정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회계적으로도 유리하다. 삼성전자가 직접 투자해 지분을 인수할 경우 투자 기업별로 이익과 손실을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펀드를 통하면 이런 번거로움이 사라진다.

예를 들어 A펀드를 통해 5개 기업에 투자했을 경우 A펀드 증감만 표시하면 된다. 만약 직접 투자했다면 5건 각각에 대해 이익과 손실 여부를 재무제표 등에 기재해야 한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수십, 수백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게 될테고 몇 만달러 수준의 투자도 나올 수 있다”며 “이를 모두 재무제표 등에 기재하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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