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샷!" 골프에 푹 빠진 아기 고양이
노트펫
입력 2017-08-17 12:07 수정 2017-08-17 12:08
[노트펫] TV 앞에 붙어 앉아 연신 고개를 갸우뚱하는 아기 고양이 한 마리.
전영심 씨의 3개월 된 반려묘 '별구름'(성은 '별', 이름은 '구름')이다.
한밤 중에 TV에서 떨어질 줄 모르는 구름이가 대체 뭘 보는 건가 확인하던 영심 씨는 화면을 보고 크게 웃고 말았다.
무려 골프를 시청하고 있는 구름이. 화면에서는 세계 남자 골프 랭킹 2위의 일본 선수 마스야마 히데키가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초록색 잔디, 휙휙 시야에서 날아다니는 골프공, 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구멍(홀).
아마 구름이를 매료시킨 골프를 매력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영상 속 구름이는 굴러다니는 공을 잡거나 쫓으려고 앞발을 여러 번 화면에 갖다 대는 모습이다.
영심 씨는 "평소 구름이는 TV에 전혀 관심이 없거든요. 다른 반려동물들이 좋아한다는 펫 채널에도 반응이 없었어요. 그런데 남편이 골프를 좋아해서 저 날 튼 모양인데 구름이가 저러고 있지 뭐예요"라고 설명했다.
화면과 너무 가까이 있는 구름이 눈이 나빠질까봐 몇 번이나 뒤로 옮겨봤지만, 골프에 푹 빠진 구름이는 자꾸만 앞으로, 앞으로. "나이스샷"이라도 외칠 기세다.
평소 가족들은 공놀이를 좋아하는 구름이에게 "구름아, 커서 축구 선수 해"라는 농담을 던졌다는데, 이제 골프 선수로 바꿔 말해야 할 것 같다.
구름이는 생후 한 달 무렵 영심 씨와 가족이 된 녀석이다. 어릴 때 와 손도 많이 갔지만 그만큼 정이 더 많이 들었다.
물론 사업차 중국에서 살고 있는 영심 씨 가족에게 구름이를 데려오는 일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아이들이 자라며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 했지만 외국에서는 힘들지 않을까 싶었어요. 제가 반대를 많이 했어요. 특히 저는 고양이는 조금 무서워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웃에서 길고양이를 입양해 기르는 모습을 접하며 영심 씨는 자연스럽게 고양이에 관심이 생겼고, 구름이를 입양하게 됐다.
분유를 먹이고, 어마어마한 진드기가 있어 치료도 하면서 보낸 두 달. 이제 구름이는 골프를 시청할 줄 아는 고양이로 성장하고 있다.
구름이를 들이기 전 영심 씨 가족이 한 약속이 있다. 엄마에게만 '독박육묘' 시키지 않기.
하지만 영심 씨는 그 약속을 자발적으로 깼다. "예쁜 우리 구름이 키우는 일, 저 혼자 하고 싶어서랄까요"라는 이유로 말이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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