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연상시키는 홍콩여행의 숨겨진 보석

이정연 기자

입력 2017-08-17 05:45 수정 2017-08-1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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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의 푸른 바다와 화창한 햇살, 바다 너머로 라마 섬 등 연안의 섬들이 어우러진 리펄스 베이의 해변 풍경. 홍콩 시민들의 여름 휴양지로 사랑을 받아온 이곳은 관리가 잘된 백사장과 깔끔한 휴양시설, 리펄스 베이 맨션과 붙어있는 예쁜 쇼핑가 등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사진제공|홍콩관광청

정갈한 느낌의 리펄스 베이 으뜸
편리한 접근성, 샤워장 시설도 훌륭
친환경 비치, 디스커버리베이도 주목


쇼핑? 말만 들어도 좋다. 해외여행의 30%는 쇼핑이 차지할 정도로 빼놓을 수 없는 선택 이니까. 그렇다면 홍콩은? 쇼핑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관 있는 곳이니 두말하면 입 아프다. 하지만 ‘홍콩=쇼핑’이라고 단정하면 진정한 홍콩 여행의 즐거움을 반 이상 포기한 것이다.

늦은 휴가를 계획하거나 아니면 무더위에 지치고, 팍팍한 일상에서 잠시 헤어나고 싶을 때 홍콩으로 떠나보자. 도심의 높고 화려한 빌딩뿐만 아니라 놀랄만한 풍광의 바다가 기다리고 있다. 홍콩 섬 남부 해안선을 따라가면 마치 유럽에 온 듯 에메랄드 빛 바다가 넘실댄다. ‘누가 바캉스를 하러 홍콩에 가느냐?’고 할테지만,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가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이곳을 두고 하는 말이라는 걸 실감할 것이다.


● 홍콩서 즐기는 해변의 느긋한 망중한

홍콩에는 크고 작은 50여개의 해변이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으로 리펄스 베이(Repulse bay)를 꼽을 수 있다. 한산한 해변에서 비치타월을 펴고 그 위에 누워 선탠을 즐기는 상상을 한번이라도 해본 사람에게는 딱 맞는 곳들이다. 돗자리 하나 마음대로 펴지 못하는, ‘물 반, 사람 반’인 그런 해변이 아니다.

리펄스 베이는 지중해의 대표 휴양지 모나코를 연상시켜 ‘홍콩의 몬테카를로 비치’로 불린다. 산비탈에 줄지어 선 고급 주택들은 이방인에게 쉽게 내주기 싫은 듯 너른 바다를 품에 안고 있다. 그 안에 500m 남짓한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오스트리아와 중국에서 들여온 모래로 만든 인공 백사장이지만 한눈에 봐도 관리가 잘된 정갈한 느낌이 인상적이다.

파도가 잔잔하고 수심이 완만해 물놀이나 카약이나 스탠드업 패들보드(서서 노 저으며 타는 보드) 등 액티비티를 즐기기 제격이다. 야외 샤워장이나 탈의실 등 시설도 깨끗하다. 무료라고 해서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해변 나무 그늘 아래서 늘어지게 휴식을 취했다면 그 뒤로 길게 늘어선 쇼핑몰(더 펄스)에서 여유를 즐겨보자.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탁 트인 바다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시원한 맥주나 커피, 칵테일을 즐기는 이 순간은 누구도 부럽지 않다.



● 여행 인생샷 도전 ‘더 베란다’, 영화 ‘색계’ 촬영지로 유명

리펄스 베이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산비탈 아래 기이하게 생긴 고층 빌딩들을 발견할 수 있다. 빌딩 중간이 사각형으로 뻥 뚫려있다. 풍수지리학적으로 산에 사는 용이 승천하기 위해 만든 길이라고 한다. 이곳 명물로 자리잡은 리펄스 베이 맨션(사진)이다. 전에 최고급 호텔이었지만 현재는 리모델링해 주민들이 살고 있다.

맨션 아래층에는 럭셔리호텔체인 페닌슐라 호텔이 운영하는 ‘더 베란다’가 있다. 페닌슐라가 자랑하는 애프터눈 티를 여기서도 즐길 수 있다. 영화 ‘색계’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특히 여행자에게는 최고의 포토 스팟으로 알려져 있어 ‘인생 샷’에 도전할 만하다.

가는 길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쉽다. 지하철 센트럴역 A출구로 나와 익스체인지 스퀘어(Exchange square)의 버스 터미널에서 스탠리행 버스를 타면 20분만에 도착한다.

이밖에도 홍콩의 ‘히든카드’라 불리는 디스커버리 베이(Discovery Bay)도 가볼만 하다. 란타우 섬에 있는 디스커버리 베이는 홍콩에 거주하는 서양인들이 대부분 모여 사는 곳이다. 400m 정도의 길이의 타이팍 비치(Tai Pak Beach)는 프라이빗한 느낌이 강하다. 그만큼 조용하고 아늑하다. 다만 디스커버리 베이는 친환경을 우선으로 하는 곳이라 거주민의 차량은커녕 택시도 허용되지 않는다. 센트럴 IFC 몰과 육교로 연결된 센트럴 피어에서 페리를 타고 가거나 지하철 퉁청(Tung Chung)역에서 01R번이나, 서니 베이(Sunny Bay)역에서 03R번 버스를 타면 된다.

홍콩|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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