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중동 사막 열기도 ‘칠러’로 서늘하게

서동일기자

입력 2017-06-29 03:00 수정 2017-06-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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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육성… 시장진출 5년만에 연매출 3500억
해외 공항-쇼핑몰 등 연이어 수주


27일 찾은 LG전자 경기 평택 ‘칠러(Chiller·대형산업용냉방기)’ 생산동 M1.

어른 키를 훌쩍 넘는 대형 칠러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카자흐스탄’ ‘이란’ 등 중동 주요국에 팔려 나갈 준비를 마쳤다. 칠러는 무게만 최대 50t에 달한다. 제품마다 10여 명의 작업자가 모여 막바지 수압 및 누설검사에 열중하고 있었다. 용접 과정에서 생기는 빛과 열이 14만8000m²에 달하는 생산동 전체를 뜨겁게 달궜다.

칠러는 대형 산업·상업용 시설에 찬바람을 공급하는 기계다. 중소형 빌딩부터 대형 쇼핑몰, 병원, 관공서, 발전소 등에 설치된 ‘대형 에어컨’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국내 최대 규모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점’,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 경희의료원 등에도 LG전자 칠러가 설치됐다.

LG전자는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글로벌 에어솔루션 시장 선도업체다. 이제는 칠러와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등 기업 간 거래(B2B) 영역에서도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이다. 가정은 물론 대형 산업·상업용 시설에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종합 공기 관리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다. LG전자 칠러선행연구팀장인 정진희 수석연구위원(부사장)은 “칠러 사업은 LG전자의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다. 중동 및 동남아시아 칠러 시장을 공략해 연평균 10% 이상씩 성장시켜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LG전자는 2011년 LS엠트론 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칠러 사업에 진출했다. 에어컨 등에서 쌓아온 기술 역량을 적용하면 칠러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었다. 짧은 기간에 얻어낸 성과는 컸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청사, 킹칼리드 국제공항, 쿠라야 발전소,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필리핀 SM몰 등 굵직한 수주에 성공했다.

글로벌 칠러 시장 규모는 연간 140억 달러(약 16조 원)에 달한다. 지난해 LG전자 칠러 사업 부문 매출은 3500억 원이지만 성장성이 크다는 얘기다. 지난해 11월 2000억 원을 투자해 전북 전주시에 있던 칠러 공장을 수출에 적합한 경기 평택시로 확장 이전한 것도 이 때문이다. LG전자는 특히 B2B를 신성장 사업의 핵심 키워드로 삼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생활가전 같은 개인 고객 대상 사업뿐 아니라 모터, 컴프레서, 인버터 등 다양한 기술경쟁력을 활용해 B2B 영역까지 균형을 이룬 포트폴리오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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