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와 걸작의 만남… 한남더힐, 단지 내 입주민 전용 예술품 전시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7-06-23 19:07 수정 2017-06-23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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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요이 쿠사마 '호박(Pumpkin, 2010)'

야오이 쿠사마와 마크 퀸, 배리 플라나간, 베르나르 브네 등 현대 미술사의 거장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들의 작품이 모인 곳은 미술관이 아닌 한남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안.

국내에서 대표 고급주택으로 꼽히는 ‘한남더힐’의 커뮤니티 센터와 단지 내 정원은 미술관을 방불케 한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예술 작품 30여 점이 전시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화려하지 않고 고즈넉한 분위기로 완만한 언덕 지대에 위치한 한남더힐은 단독주택을 닮은 설계가 적용돼 미술관 느낌을 더욱 살렸다. 특히 이 예술품들은 오직 입주민들만을 위한 작품이다. 철저한 보안으로 인해 단지 내에 아무나 들어올 수 없기 때문이다.

한남더힐 관계자는 “생활공간 속에 긴밀히 연결되도록 배치한 단지 내 예술조경물들은 주민들의 주거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동시에 일상의 작은 자극을 주도록 설계했다”며 “세계적인 작가들의 고가 미술품은 ‘한남더힐’ 주민만을 위한 공공재산으로 한남더힐의 주거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커뮤니티센터 내에 조성된 ‘호박(Pumpkin, 2010)’은 전위예술가이자 현대미술의 거장인 야요이 쿠사마(Kusama Yayoi)의 작품이다. 편집적 강박증이 작품에 반영된 것이 특징으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물방울 무늬를 통해 독특한 예술세계를 표현했다. 특히 야요이는 내달 대전에서 열리는 2017 아시아·태평양 도시정상회의(2017 APCS) 기념 현대미술 전시회에 대표 작가로 참여할 예정이다.

아파트 단지 중심부에는 마크 퀸(Marc Quinn)의 ‘욕망의 고고학(The Archaeology of Desire, 2010)’ 조각이 있다. 난초과의 하나인 호접란을 표현한 이 작품은 한남더힐 ‘물의 광장’으로 불리는 전시 장소와 조화를 이룬다. 마크는 영국의 컨템포러리 미술가로 알려졌으며 자신의 피를 뽑아 두상을 만든 작품 ‘셀프(Self, 1991)’를 통해 ‘영 브리티시 아티스트’의 대표작가가 됐다.

131동 앞 서쪽 문에는 거장 배리 플라나간(Barry Flanagan)의 작품이 있다. ‘다이내믹한 청동 토끼’로 잘 알려진 대표작 ‘니지스키 하케(Nijinski Hare, 1996)’다. 견고하면서 세련된 표정, 왜곡된 움직임 등이 표현된 이 작품은 즐거움과 상상력을 불러 일으킨다.

이밖에 베르나르 브네(Bernar Venet)의 ‘두 개의 비결정적인 선(Two indeterminate lines, 2010)’, 린 채드윅(Lynn Chadwick)의 ‘의자에 앉은 세 번째 소녀(Third Girl Sitting on Bench, 1988’ 등 다양한 작품이 한남더힐 단지 곳곳에 전시됐다.

한남더힐은 전체 부지면적의 36%에 조경설계가 적용됐다. 세계적인 조경 설계자인 ‘요우지 사사끼(Yoji Sasaku)’가 설계한 것으로 ‘왕의 정원’을 콘셉트로 꾸며졌다. 물과 나무가 만들어내는 입체적인 공간으로 사계절 변화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고 가구마다 독립된 정원을 마련해 한남더힐 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구현했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별도의 커뮤니티 동이 마련됐으며 이 곳에는 피트니스 센터를 비롯해 수영장과 사우나, 골프연습장, GX룸, 미팅룸, 레슨룸, 카페테리아, 게스트하우스 등이 갖춰졌다. 또한 아파트 바닥은 천연대리석으로 꾸며졌으며 주방가구는 이탈리아 론첼리, 독일 에거스만, 불탑 등 해외 고급 브랜드로 구성됐다.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810번지에 위치한 한남더힐은 지상 3~지상 13층, 32개 동, 총 600가구 규모로 만들어졌으며 전용면적 59~244㎡, 총 30개 타입으로 구성됐다. 단지는 지난 2009년 임대아파트로 공급됐으나 2016년부터 분양전환이 가능해져 현재 임대계약이 끝난 후 소유권 이전이 되지 않은 아파트를 분양 중이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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