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투자-소비 ‘3박자 봄바람’

천호성기자 , 강유현기자

입력 2017-04-29 03:00 수정 2017-04-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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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산업생산 전달比 1.2% 상승… 설비투자 13%늘고 소비도 회복세
경기선행지수는 소폭 하락 ‘불안’


수출 회복세 등에 힘입어 생산·투자 등 주요 경기지표가 청신호를 보였다. 기업의 체감경기는 약 5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통화당국 역시 한동안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통계청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산업생산은 2월에 비해 1.2% 늘었다. 이는 지난해 11월(1.4%)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자동차(5.4%)와 전자부품(5.0%) 등의 생산이 비교적 크게 늘며 전체적인 증가세를 이끌었다.

소매 판매는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통계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보복이 본격화된 3월부터 내수지표가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승용차 같은 내구재(3.1%) 판매가 많이 늘며 화장품 등 비내구재(―0.8%) 감소 영향을 상쇄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중국 보따리상이 무역제재를 앞두고 2월 면세점 등에서 사재기를 한 뒤여서 3월 지표가 비교적 나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예상보다 나은 지표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생산과 소비가 기대 이상의 회복세를 보이면서 기업들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전달에 비해 12.9% 늘었다. 운송장비(13.7%)와 기계류(12.5%) 투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이달 제조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 역시 83으로 2012년 5월(83) 이후 4년 11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정부는 이처럼 연초 각종 경기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는 원인으로 수출 회복세를 꼽고 있다. 국제유가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고 반도체와 자동차 시장의 업황이 세계적으로 좋아 관련 기업들이 생산과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 수출액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5개월 연속 증가세다.

한국은행도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 경기 회복세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2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 정책보고서에서 “당분간은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해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와 북한 핵실험 리스크 등 대외 돌발변수가 경기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있다. 앞으로의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지난달 0.1포인트 하락해 먹구름을 드리웠다. 이 수치가 감소한 건 지난해 2월 이후 13개월 만에 처음이다.

세종=천호성 thousand@donga.com / 강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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