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1년도 못버텨” 대선 앞 절박한 호소
이샘물 기자
입력 2017-03-23 03:00 수정 2017-03-23 03:00
경제계, 대선주자에 공정사회 등 과제 제언
“시장경제 원칙 흔들어선 안돼”… 상의, 23일 黨대표들에게 전달
경제계가 대선 주자들에게 ‘기업 위시 리스트’를 전달하는 대신 ‘국가 청사진’을 제시하고 나섰다. 국내외 악재로 인한 기업 경영활동 위축이 차기 정부에까지 이어질 경우 1년도 버틸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다. 유력 대선 후보들이 대부분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 해법들을 내놓자 재계가 작심 제언을 내놨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상의 회장단 72명은 22일 ‘제19대 대선 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을 발표했다. 제언문은 위기에 빠진 한국 경제의 상황을 진단하면서 그 해법으로 공정사회, 시장경제, 미래번영이라는 3대 틀과 9대 과제를 명시했다. 박 회장은 23일 이 제언문을 들고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5개 정당 대표를 직접 찾아갈 계획이다.
상의 회장단은 “이 상태로는 단 한 해도 더 갈 수 없다는 두려움이 경제계를 엄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때 변하지 못하면 0%대 성장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떨치기 어렵다”고 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외환위기 당시와 비견될 정도로 추락했다. 대한상의가 1월 발표한 1분기(1∼3월) 경기전망지수(BSI)는 68이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분기(4∼6월), 3분기(7∼9월), 4분기(10∼12월)의 BSI가 각각 65, 61, 66이었다.
회장단은 “(대선 주자들은) 이번 제언을 늘 하는 얘기로 치부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국가경제 핵심 현안에 대해서는 인식을 공유하고 대선 주자와 경제계가 머리를 맞대 해법을 찾자고 제안했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더라도 재계의 정책 제언까지 멈추게 해선 안 된다는 선언이다.
박 회장은 “장기적으로는 선진국 진입을 위한 변화, 누구나 지적하지만 고쳐지지 않는 정책, 시장경제 원칙의 틀을 흔드는 투망(投網)식 해법 등을 신중히 고민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한상의는 이번 제언문을 보수 및 진보 진영 학자 40명에게 자문한 뒤 작성했다. 지나치게 편향적인 내용을 담지 않기 위해서였다. 자문단들과 몇 차례 회의를 여는 한편 일부 전문가는 직접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대한상의는 자문단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시장경제 원칙 흔들어선 안돼”… 상의, 23일 黨대표들에게 전달
경제계가 대선 주자들에게 ‘기업 위시 리스트’를 전달하는 대신 ‘국가 청사진’을 제시하고 나섰다. 국내외 악재로 인한 기업 경영활동 위축이 차기 정부에까지 이어질 경우 1년도 버틸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다. 유력 대선 후보들이 대부분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 해법들을 내놓자 재계가 작심 제언을 내놨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상의 회장단 72명은 22일 ‘제19대 대선 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을 발표했다. 제언문은 위기에 빠진 한국 경제의 상황을 진단하면서 그 해법으로 공정사회, 시장경제, 미래번영이라는 3대 틀과 9대 과제를 명시했다. 박 회장은 23일 이 제언문을 들고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5개 정당 대표를 직접 찾아갈 계획이다.
상의 회장단은 “이 상태로는 단 한 해도 더 갈 수 없다는 두려움이 경제계를 엄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때 변하지 못하면 0%대 성장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떨치기 어렵다”고 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외환위기 당시와 비견될 정도로 추락했다. 대한상의가 1월 발표한 1분기(1∼3월) 경기전망지수(BSI)는 68이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분기(4∼6월), 3분기(7∼9월), 4분기(10∼12월)의 BSI가 각각 65, 61, 66이었다.
회장단은 “(대선 주자들은) 이번 제언을 늘 하는 얘기로 치부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국가경제 핵심 현안에 대해서는 인식을 공유하고 대선 주자와 경제계가 머리를 맞대 해법을 찾자고 제안했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더라도 재계의 정책 제언까지 멈추게 해선 안 된다는 선언이다.
박 회장은 “장기적으로는 선진국 진입을 위한 변화, 누구나 지적하지만 고쳐지지 않는 정책, 시장경제 원칙의 틀을 흔드는 투망(投網)식 해법 등을 신중히 고민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한상의는 이번 제언문을 보수 및 진보 진영 학자 40명에게 자문한 뒤 작성했다. 지나치게 편향적인 내용을 담지 않기 위해서였다. 자문단들과 몇 차례 회의를 여는 한편 일부 전문가는 직접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대한상의는 자문단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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