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기지 4월 착공 추진… 롯데는 ‘中 보복’ 비상

윤상호기자 , 김현수기자 , 장영훈기자

입력 2017-02-28 03:00 수정 2017-02-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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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성주골프장 사드 부지로” 승인


롯데가 27일 경북 성주시 성주골프장(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과 경기 남양주시 군용지의 교환 계약을 승인하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본 궤도에 올랐다. 국방부는 관련 절차와 기지 건설을 최대한 앞당겨 이르면 올 상반기에 배치를 끝낼 방침이다. 중국이 보복 조치를 경고하면서 롯데 등 중국시장 진출 기업들은 초긴장 상태로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 이르면 6월 중 배치 완료

군 당국은 롯데와 28일 용지 교환 계약을 공식 체결할 계획이다. 앞서 양측은 지난달 두 용지의 감정평가를 끝냈다. 성주골프장(약 140만 m²)의 감정평가액은 800억 원대로 알려졌다. 군은 이 금액만큼 남양주 군용지(약 20만 m²·공시지가 약 1400억 원)를 분할해 롯데에 제공할 계획이다. 군은 금명간 성주골프장이 있는 달마산 일대를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이미 400여 명의 병력이 동원돼 철조망 설치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군사보호구역의 경계를 표시하고, 기지 공사 중의 외부인 접근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성주골프장을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주한미군에 공여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이후 4월까지 기지 설계와 환경영향평가를 끝내고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자는 “기지 설계와 공사 비용은 주한미군이 부담하고, 한국은 용지와 기반시설(도로, 전기 등)을 제공하고 환경영향평가를 전담한다”며 “성주골프장의 기반시설이 거의 완벽해 공기(工期)가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6월경에 기지 완공과 사드 배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사드 1개 포대(운용 병력 200여 명)는 C-17 수송기 편으로 미 텍사스 주 포트블리스 기지에서 대구 공군기지를 거쳐 성주골프장에 이동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 중국, 전방위적 대한(對韓) 보복 나서나

롯데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더 거세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당장 다음 달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에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중앙(CC)TV는 매년 소비자의 날에 주로 외국계 기업을 타깃으로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을 방영했고, 해당 기업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화장품과 면세점 업계도 초비상이 걸렸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올 매출 성장률을 절반 가까이 낮췄다. 아모레퍼시픽이 공시한 2017년 목표 매출은 약 10% 성장한 7조3673억 원이다. LG생활건강은 약 7% 성장한 6조5200억 원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18.3%, LG생활건강은 14.4%였다.

중국이 한국에 대한 전면적 금융 제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상장 채권의 최대 보유국인 중국이 작심하고 채권을 매도하면 시장 금리가 치솟는 등 한국 금융 정책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경제학과)는 “중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제 제재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한국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성주 투쟁위, 기지 공사 저지할 것

사드 배치 철회 성주투쟁위원회의 한 간부는 “군이 (사드 기지) 공사를 강행하면 도로를 막아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김천 등 타 지역 단체와 연대해 끝까지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성주골프장 주변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골프장 집기와 카트 등을 외부로 옮기는 트럭이 오가면서 기지 공사가 임박해 사드 배치가 빨라지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3개 중대 240여 명을 골프장 출입구 인근에 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 규모가 커지면 골프장 진입과 공사 방해를 막기 위해 경찰을 추가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김현수 / 성주=장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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