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앱으로 어린이도 쉽게 조종하는 드론 만들어 ‘대박’

권기범 기자

입력 2016-12-08 03:00 수정 2016-12-08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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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 창업자 슝이팡은

올해 4월 중국 베이징 ‘하비엑스포차이나’에서 만난 슝이팡 이항 공동창업자가 고스트 드론을 들고 드론 택시의 콘셉트와 드론 산업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베이징=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슝이팡 창업자는 명문 싱가포르 난양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듀크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유학파 엘리트다. 1989년 산시(陝西)
성 시안(西安)에서 태어난 그는 ‘싱가포르의 MIT’로 불리는 난양공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전공 공부 대신 재학생들의
창업을 장려하는 난양기술경영센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촹커(創客·창업자)를 꿈꿨다. 졸업 직후 소셜커머스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곧 사업을 접었지만 이때의 경험이 이항을 설립하는 데 큰 발판이 됐다.

 2012년 미국 유학길에 오른 슝 창업자는
듀크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자마자 귀국해 이항을 창업했다. 톡톡 튀는 신세대답게 창업 자금도 크라우드펀딩(소셜미디어와 모바일
네트워크 등을 이용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행위) 업체를 통해 조달했다. 그는 2014년 4월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에서 모형항공기 애호가인 칭화대 컴퓨터학과 졸업생 후화즈(胡華智), 베이징대 출신 영업 귀재 양전취안(楊鎭全)과
“세상에서 가장 조종하기 쉬운 드론을 만들자”며 이항을 창업했다.

 그는 “허름한 창고에서 친구 2명과 만든 회사가
직원 300명의 기업으로 변해 우리도 얼떨떨하다”며 “광저우뿐 아니라 베이징과 상하이, 미국 캘리포니아, 독일 뒤셀도르프에도
사무실이 있다”고 말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올해 1월 이항의 기업 가치를 4억 달러(약 4400억 원)로 평가했다.

 
이들이 설립 한 달 만에 내놓은 ‘고스트’는 이항의 설립 목표가 고스란히 반영된 제품이다. 당시 대부분의 드론이 조종기가 무겁고
복잡했지만 고스트는 어린이들도 쉽게 조종할 수 있도록 이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대체했다. 특히 휴대전화 조종의 한계였던
불안정한 연결 문제를 신호증폭기 ‘G-Box’로 해결해 전화가 잘 터지지 않는 곳에서도 드론 조종이 가능하도록 했다. 고스트에
‘하늘을 나는 아이폰’이란 별명이 붙은 이유다.

 고스트는 조종자가 ‘A에서 B로 이동하라’고 경로를 정해 주면
저절로 날아가는 자동비행 모드, 특정 목표물을 정해 주면 스스로 이를 뒤쫓는 추적비행 모드 기능이 있다. 지금은 대부분의 드론이 이
성능을 갖췄지만 당시만 해도 혁명에 가까웠다. 설명서가 굳이 필요 없는 간단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도 고스트만의 장점이다.

 
고스트가 세계 70개국으로 수출되는 대성공을 거두자 투자자금이 물밀듯 들어왔다. 각각 미국과 중국의 벤처캐피털인 GGV와
세쿼이아,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데모아워와 인디고고 등을 통해 약 2년간 5000만 달러(약550억 원)가 넘는 돈이 들어왔다.
이항은 이를 고스란히 연구개발에 쏟아부었고 지난해 11월 ‘고스트 2.0’, 올해 1월 ‘이항184’를 연이어 출시할 수 있었다.

베이징=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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