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뜸한 창조박람회… “창업열기 식을까 걱정”

신수정기자 , 김재희기자

입력 2016-12-02 03:00 수정 2016-12-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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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불똥 튄 정부 역점사업

‘2016 창조경제박람회’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했다. 이날 현대·기아자동차 전시관에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왼쪽)과 구자열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LS그룹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자율주행차를 가상현실(VR)로 체험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바이어나 업계 관계자들이 부스를 많이 찾아줬으면 했는데 생각보다 오지 않아서 아쉽네요. 첫날이니 남은 사흘을 기대해 보려고요.”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창조경제박람회 전시장 입구에 마련된 ‘스타트업 존’. 52개 부스가 차려진 이곳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다. 실시간 청중 응답 시스템을 개발한 ‘심플로우’의 강모희 마케팅총괄(CMO)은 “‘창조경제’가 들어간 단어가 다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며 “옆 부스의 스타트업은 방문객이 많지 않아 철수했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 특허청 등 13개 부처·청 및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이 공동 주최한 ‘2016 창조경제박람회’가 1일 개막했다. 대통령의 전폭적 지원 아래 열렸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개막식 기조강연이나 기념사, 축사도 없었다.

 해외 연수기관과 유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 ‘뉴학’의 관계자는 “생각했던 것보다 박람회 분위기가 조금 썰렁한 것 같다”고 입을 뗐다. 뉴학은 ‘유학에 있어 어려운 부분’을 묻는 설문조사 코너도 준비했지만 스티커를 붙이는 판은 참여자가 적어 허전했다.

 오후 들어서는 단체로 관람을 온 중고교생이 많아지면서 오전보다는 전시장 안이 붐볐지만 가상현실(VR)을 활용한 흥미 위주의 체험 부스와 일부 대기업관 위주로 관람객들이 모였다. 경기 화성시의 서신중학교에서 온 김우진 군(14)은 “VR게임을 체험할 수 있었던 오큘러스 부스가 가장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2013년 시작해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창조경제박람회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사업인 창조경제의 성과를 공유하고 확산하기 위해 만든 행사다. 하지만 최순실과 차은택 등 비선 실세들이 창조경제 정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창조경제박람회에도 불똥이 튄 듯한 모습이다.

 올해 박람회의 주제는 ‘내일의 변화, 오늘에 담다’로 창조경제를 통해 발전한 미래 한국의 모습을 미리 본다는 의미가 담겼다. 1687개 기관과 718개 벤처기업 및 스타트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이지만 전시장을 찾는 발길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날 오전과 오후에 스타트업 부스 위주로 전시장을 돌아본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창조경제는 시국과 관계가 없다”며 “젊은이들이 세계로 진출하려는 열망과 그들의 열정이 시국 때문에 꺾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 스타트업 대표도 “바이어와 만날 기회나 일반 대중에게 홍보할 기회가 부족한 스타트업에 대규모 박람회는 정말 중요하다”며 “이번 사태로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crystal@donga.com·김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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