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신고리 원전 중단 결정, 단 3마디 회의로 끝났다

동아일보

입력 2017-07-12 17:20 수정 2017-07-1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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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전 중단 결정, 3마디 회의로 끝났다
담당 장관 입 뻥끗 안 했는데 정부는 “집중 논의했다” 발표

#.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
공사 일시 중단이 결정된 6월 27일 국무회의에서
정부가 공사 중단이 가져올 문제점과 법적 논란 가능성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가 에너지 백년대계를 바꿀 중대 사안을 두고
부처 간 토론이나 사전 논의는커녕 회의 당일 구두 보고와
세 마디 회의로 급하게 결정이 난 거죠.

#. 동아일보가 입수한 이날 회의록에 따르면
신고리 5, 6호기 논의는 통상적인 의안 심의와
부처 보고가 끝난 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구두로 문 대통령에게 보고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당일 상정이 예고된 안건은 9건.
신고리 문제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죠.

국무위원들은 대체로 상정 안건에 대해
미리 통보받고 회의에 참석합니다.
하지만 구두 보고 안건은 그때마다 이슈가 되는 문제를
긴급히 다루는 것이라 사안을 제대로 파악할 수도,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기도 어렵죠.


#. 이날 회의에서 의견을 제시한 국무위원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단 2명.
담당 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죠.

회의 후 공사 일시 중단을 발표하며
“공론화 기간 중 신고리 5, 6호기 공사를
3개월 동안 잠정 중단할지 집중적인 논의가 있었다”는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의 말과 배치됩니다.

#. 특히 이날 국무회의는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주재한 자리.
대통령 본인이 “국무회의는 활발한 토론이 생명이다.
대통령이나 총리의 지시를 하달하거나
준비된 안건을 이의 없이 통과시키는 국무회의는
살아 있는 국무회의가 아니다”라고도 말했지만
이런 토론이 이뤄지지 않았죠.

국무위원들의 침묵 속에 공사 일시 중단 결정이
일사천리로 내려진 겁니다.

#. 에너지 백년대계를 좌우하는
공사 중단이 구두 보고로 결론이 났다는 건
향후 공사비 지급 등을 두고 소송이 발생할 때
2차 논란을 부를 수 있습니다.
‘정부가 적법한 절차를 제대로 밟았는지’에 대한
거센 논쟁을 야기할 테니까요.

“구두 보고는 사안이 중요하지 않거나,
아주 긴급한 사안이어서 공식 절차를 밟기
어려울 때만으로 한정해야 한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탈(脫) 원전.
원자력 의존을 낮추고 친환경 에너지 비중을 늘리자는
정책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소비자인 국민이 비싼 전기 요금을 감당할 수 있을 지,
한국의 세계적 원전 기술을 어떻게 보존할 지,
갑작스런 공사 중단에 따른 피해와 보상을 어떻게 처리할지
등을 먼저 논의해야 합니다.

2017. 7. 12 (수)
원본| 이건혁·최혜령 기자
사진 출처| 동아일보 DB·뉴시스·뉴스1
기획·제작| 하정민 기자·이소정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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