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MIT 3학년 기업 프로젝트 맡는데 전공책만 보는 국내 공대생

동아일보

입력 2017-03-31 19:18 수정 2017-04-03 09:4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1.
MIT 3학년 기업 프로젝트 맡는데
전공책만 보는 국내 공대생

#2.
MIT 화학공학과 2학년 강지우 씨(20·여)는 1학년 때 전공기초 과목 6개를 들었습니다. 한 학기에 전공과목이 3개뿐이니 여유 있을 것 같았죠. 오산(誤算). 강의는 이론과 공식이 나오게 된 과정을 증명하는 것 위주로 진행됩니다. 수업에선 질문이 쏟아지고 과목당 과제는 반드시 일주일에 하나씩 있습니다.

#3.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3학년 이보원 씨(20)는 1학년 때 필수 전공기초를 12개 이수했습니다. 전공과목 수가 MIT의 2배. 전공기초 과목을 가르치는 방식은 MIT와 국내 대학이 분명 다릅니다. 국내는 대부분 전공과목이 3학점(3시간)이지만 MIT는 강의(3시간)와 조교와의 면담 시간(2시간) 등 과목당 소요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4.
MIT 3, 4학년은 단일 전공이론 위주의 수업을 하지 않습니다. 전공이론 과목은 전체의 11%(2개)뿐이죠. 대신 89%(17개)는 통합과목입니다. 통합과목의 70%(12개)는 실험통합과목으로 대개 교수 2명과 함께 학생들이 팀을 이뤄 지역 내 산업체가 제시한 프로젝트를 수행하죠. 이 과정에서 실험과 자료 분석, 협동심 등을 배웁니다. 교재는 전혀 필요 없죠.

#5.
반면 한국 공대 3, 4학년은 MIT 3, 4학년이 기업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 여전히 전공과목을 배웁니다. 특히 한양대는 그 비중이 89%로 1, 2학년 때(71%)보다 높죠. 통합과목은 한양대가 4%, 서울대는 7%에 불과했습니다.

#6.
4차 산업혁명은 기술 간 융합이 핵심입니다.
하지만 이 혁명을 선도할 인재를 양성해야 할 국내 공대들은 여전히 단일 전공지식에 집중하죠.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었을 때 “주입식 교육 시스템을 바꾸자”는 지적이 쏟아졌지만 변한 건 없습니다.

#7.
상대평가도 창의력 향상의 걸림돌로 작용하죠. 일부 대학들은 A 20¤30%, B 30¤40%, C 30¤50%의 비율로 학점을 매깁니다. 상대평가의 틀에 갇히면 학생들은 높은 학점만 추구하게 됩니다. 학생이 창의적인 사고를 하려면 줄 세우기식 평가를 지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8.
“한국 학생들이 많이 아는 것 같은데 지식을 종합할 줄 모르는 건 대학에서 전공과목을 따로따로 배웠기 때문이다.”
- 배영찬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학부총장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생명과학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에 치밀하게 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학생들이 창의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대폭 개선해야 합니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