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립스틱에 관한 몇 가지 사실

노트펫

입력 2019-01-30 14:09 수정 2019-01-3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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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처음으로 '강아지 립스틱'에 대해 들었을 때, 그러니까 어떤 보호자분이 "저희 강아지가 립스틱이 나오는데요..."라고 말씀하시는 걸 들었을 땐 여간 당황스러운 게 아니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립스틱이요? 입술에 색조와 질감을 부여하는 화장품 가운데 하나로, 발색이 진해 시각 효과가 분명한 바로 그 물건을 말하는 건가요?" 라고 대답할 뻔 했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반려견 보호자들 사이에서 강아지 립스틱은 화장품이 아니라, 발기한 강아지의 음경을 의미합니다.

평소에는 피부에 싸여 있지만, 발기하면 붉은 점막 부분이 밖으로 튀어나오게 되는데 이게 마치 립스틱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강아지 립스틱, 그러니까 수컷의 생식기에는 두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는데요.

첫째는, 사람과 달리 음경 구조 내부에 뼈가 있다는 점입니다. 해부학적으로 오스페니스(os penis), 또는 배쿨룸(baculum)이라고도 하죠.

음경에 뼈가 있는 건 강아지만의 특징은 아니고 태반 포유류 사이에서 드물지 않게 발견됩니다. 유인원인 고릴라나 침팬지 가운데도 이런 음경을 가진 종들이 있다고 합니다.

둘째는, 귀두망울(bulbus glandis)라고 하는 조직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 조직은 특이하게도 짝짓기 도중에 부풀어올라, 짝짓기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수컷의 생식기가 질 밖으로 밀려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암수가 한동안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도 바로 강아지 음경의 이런 특성 때문입니다.

한편 정상적으로 중성화가 완료된 수컷들의 경우 성적인 행위를 보이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쩌다 한 번 립스틱이 나오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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