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의 새로운 '손이고'.."손님, 이건 고양이예요"

노트펫

입력 2018-10-05 15:09 수정 2018-10-0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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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미용실과 관련된 유행어 중 '손이고'란 말이 있다.

잘 세팅된 웨이브 머리 사진을 들고 온 고객들이 "이렇게 해주세요"라고 할 때, 헤어 디자이너들이 "손님, 이건 고데기예요"라는 대답을 줄여 만든 신조어이다.

모두 선호하지만 파마로는 도저히 연출할 수 없는 완벽한 헤어스타일을 일컫는 말이다.

광주의 한 미용실에도 매일 '손이고'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바로 고데기가 아닌 '고양이' 때문이라는데.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고양이 '원이'. 원이의 주 업무는 미용실 곳곳에 아무렇게나 자리를 잡고 꿀잠을 자는 일이다.

그야말로 '꿀 빠는' 직업 같지만 어느 직업이나 그렇듯 나름 고충도 있다. 미용실에 방문한 손님들이 자꾸만 인형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고양이 인형이 왜 여기 떨어져 있나 의아해하며 가까이 왔다가 진짜 고양이인 걸 알고 한 번 화들짝 놀라고, 앙증맞은 외모에 또 한 번 깜짝 놀라는 탓에 중간중간 자세를 고쳐가며 존재감을 어필해야 한다는데.

하지만 그런 고충쯤은 웃어넘길 만큼 원이는 미용실을 좋아한다. 생애 첫 직장이자 엄마 집사 보람 씨와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6월 태어난 원이는 생후 3개월 경부터 미용실로 출근을 하게 됐다. 보호자인 보람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미용실에 원이를 채용했기 때문이다.


아직 어린 원이를 혼자 두고 출근을 하는 게 마음에 걸렸던 보람 씨는 미용실에 원이를 데리고 출근을 하게 됐다.

예민한 고양이 특성상 시끄러운 드라이 소리와 드나드는 사람들을 힘들어하진 않을까 걱정했던 보람 씨.

하지만 "고양이의 탈을 쓴 강아지가 아니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금세 적응해버린 원이를 보고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미용실 의자며 카운터는 물론 문 앞까지 점령한 원이는 배까지 보이며 꿀잠에 빠진 채 업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그뿐만 아니다. 사람을 워낙 좋아하는 원이는 손님들이 머리를 하는 무료한 시간에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누가 만져주기라도 하면 더 만져달라고 부비는 건 기본, 머리를 다 하고 미용실을 떠나는 손님을 문 앞까지 배웅하기도 한다.

특히 마음에 드는 손님은 무릎까지 올라가 갖은 애교를 선보이는 서비스도 제공한다는데.

"어려서 데리고 다닌 건데 이제 출근하려고 하면 문 앞에서 먼저 기다려서 그냥 계속 함께 출근하고 있다"며 웃는 보람 씨는 "워낙 개냥이 같은 성격이라 그런지 적응을 잘해줬다"며 "손님들도 다들 원이를 예뻐해 줘서 정말 다행이다"고 말했다.

원이가 첫 반려동물이라는 보람 씨. 서툰 초보 집사라서 겪었던 아찔했던 추억을 소개하기도 했다.

원이를 집에 들인지 5일 차 되던 날, 보람 씨는 원이가 갑자기 내는 진동소리 때문에 새벽에 잠에서 깼다.

너무 놀라 병원을 가야 하나 인터넷 검색을 해본 보람 씨는 그 소리가 좋아서 내는 '골골송'이라는 것을 알고 벅찬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원이를 들인 이후 모든 관심사가 고양이다"는 보람 씨. 오늘도 원이가 좋아할 만한 장난감과 간식을 찾느라 바쁘다.

"정말 원이에게 푹 빠진 것 같다"는 보람 씨는 "내게 미소를 선물해주는 원이가 건강하게 잘 클 수 있게 항상 사랑으로 함께 하겠다"는 따뜻한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마음만은 이미 베테랑 집사나 다름없는 보람 씨와 반려묘 원이의 내일이 궁금해진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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