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아니라고.." 수영장에서 직립보행하는 강아지

노트펫

입력 2018-09-12 18:08 수정 2018-09-1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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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그렇게도 기다렸던 가을을 맞으며, 지난 11일 세 마리 반려견의 보호자 혜민 씨는 자신에게 큰 웃음을 안겨주며 여름을 무사히 보내준 반려견들의 영상을 SNS에 게재했다.

"슬금슬금.. 기껏 수영하라고 데려왔는데 왜 걸어다니냐"는 설명처럼, 영상 속에는 수영장 벽을 잡고 두 발로 걸어오는 푸들이 등장한다.

유유히 헤엄치며 뛰어난 수영 실력을 뽐내는 말티즈와는 상반된 모습의 푸들 '구름이'는 그야말로 신스틸러로 톡톡히 활약하며 시선을 강탈했다.

"날이 덥기도 하고, 슬개골이 안 좋은 강아지에게 수영이 좋다고 해서 여름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수영을 다닌다"는 혜민 씨.

"구름이가 물을 무서워하진 않는데, 아마 발에 땅이 닿아서 수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혼자 걸어오는 모습에 어이가 없었지만, 그 모습마저도 사랑스러워 여름이 가기 전 SNS에 공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평소 '개너자이저'라고 불릴 정도로 지치지 않는 체력을 자랑하는 4살 난 수컷"이라고 구름이를 소개한 혜민 씨는 물에 얽힌 또 다른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과거 구름이를 바다에 데려간 혜민 씨. 파도가 무서워서 그런지 무더운 날씨였음에도 구름이는 바닷물에 발 한 번 담그지 않았다.

시원한 바닷물을 느껴보게 하고 싶었던 혜민 씨는 결국 포기하고 혼자 바다로 들어갔다. 그때 구름이가 달려와 혜민 씨의 옷을 물더니 물 밖으로 잡아끌기 시작했다.

혜민 씨는 "구름이에겐 파도가 치는 게 위협적이라 바다가 위험한 곳이라 생각했는지 나를 구하러 바다로 첨벙첨벙 들어왔다"며 "무서웠을 텐데 기꺼이 뛰어드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 참 든든했다"고 말했다.

혜민 씨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구름이를 분양받았다.

처음 반려견을 들일 때 신중하게 고민은 했지만 그 절차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고 고백한 혜민 씨는, 박스 화물로 도착한 구름이의 모습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혼자 좁은 박스에서 의기소침해있는 구름이를 박스에서 꺼내 품에 안았다"며 "사람이 데려오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오는 줄 알았다면 내가 데리러 갈 걸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깜깜한 박스 속에서 고속버스로 장시간 이동한 탓일까. 구름이는 차의 떨림이나 소음에 겁을 먹었던 건지 한동안 차를 타면 불안해했다.

그렇게 함께한 지 4년. 혜민 씨의 사랑 덕분일까, 이제 구름이는 차를 타면 창밖을 보며 바람 냄새를 맡는 발랄한 아이가 됐다.

그 사이 혜민 씨는 유기견 '구월이'를 입양했고, 알고 보니 임신을 하고 입양된 구월이가 '구슬이'를 낳아 '구 패밀리'가 완성됐다.

현재 구 패밀리는 집 밖에서만큼은 애틋한 사이로, 마치 '개벤저스'처럼 똘똘 뭉쳐 다니며 범상치 않은 포스를 풍기고 있다.

혜민 씨는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자라준 구름이에게 고맙다"며 "항상 나의 모든 움직임에 반응해주고 곁을 지켜주는 구름이가 오래오래 내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는 따뜻한 바람을 전했다.

또한 "구월이, 구슬이도 나한테 와줘서 고맙고, 지금처럼 건강하고 행복하게 함께했음 좋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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