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총알 박힌 채 1년 넘게 살아온 강아지
노트펫
입력 2018-08-08 19:09 수정 2018-08-08 19:09
[노트펫] 경기도 남양주 덕소에서 머릿 속에 총알이 박힌 채로 살아온 강아지가 구조됐다.
최소 1년 전에 총알이 머릿 속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소영 씨는 지난 6월 말 지인과 함께 텃밭을 지나다 개 한 마리가 묶여 있는 것을 보게 됐다.
눈에서는 고름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입을 쩍쩍 벌리며 머리를 흔들며 몸소리를 치고 있었다. 게다가 사람을 무서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 때는 밭에 묶인 채 제대로 먹지도 못하면서 살아가는 개로만 생각했다.
밭의 주인을 찾아가 물어보니 지인의 아들이 1년 전에 피투성이가 된 채 절룩거리며 돌아다니는 이 녀석을 가엽게 여겨 다니던 공장에서 키우던 중 공장이 문을 닫게 되자 잠시 맡겨둔 것이라고 했다.
상태가 워낙 좋지 않아 보였던 탓에 소영 씨와 지인은 일단 치료를 받게 하자는 생각으로 주인을 설득, 지난달 5일 동물병원에 데려갔다.
2살 가량으로 추정됐는데 심장사상충 양성에 왼쪽 고관절 파열로 수술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눈에서 나오는 고름은 항생제 처치로 나을 수 있다고 했다.
이 정도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입원 치료를 진행했는데 금방 나을 것이라던 눈의 고름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수의사 역시 의아해했다.
그러다 한 달이 지난 지난 6일 심장사상충 주사를 위해 마취를 시킨 뒤 엑스레이를 찍어 본 순간 수의사는 깜짝 놀랐다. 머리 부위에 이물질이 있는 것이 보였다. 3cm 가량이 총알로 추정됐다.
피투성이가 된 채 발견됐을 당시 그렇게 된 것이 틀림없었다. 더불어 최소 1년 이상을 머리에 총알이 박힌 채였고 총알 때문에 머리를 흔들고 눈 밖으로는 고름이 끊임없이 흘렀던 것이다.
주위에 엑스레이 사진을 보여 주면서 추정해 보려 했지만 어떤 종류의 탄환인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란다. 단지 비껴 맞는 바람에 목숨을 건졌고, 총알이 박힌 자리가 당장 목숨을 끊어놓을 자리도 아니라는 것 외에는 말이다.
소영 씨는 "군인을 비롯한 지인들에게 물어봤지만 딱히 어떤 종류의 탄환인지는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수술을 통해 꺼내 보면 경찰에 신고하려 한다"고 말했다.
언제 총알을 제거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심장사상충 치료를 진행 중이어서 동시에 진행할 경우 오히려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단 담당 수의사는 머리를 열어서 간단히 제거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 뒤 제거가 어렵다는 판단이 설 경우 사상충 치료가 끝난 이후 수술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경우 최소 3개월 이후에나 가능해지게 된다.
소영 씨는 "1년 이상 총알이 박힌 채로 살아온 이 녀석에 새로운 삶을 살게 해주고 싶다"며 "황구를 살릴 수 있도록 관심과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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