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몰랐을걸?" 반려견과 함께 떠난 이색 신혼여행

노트펫

입력 2018-08-08 15:09 수정 2018-08-0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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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일생에 한번 뿐인 신혼여행은 대개 평소에 가지 못한 해외, 가능하면 먼 곳으로 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신혼여행 목적지로 해외가 아닌 국내, 그것도 애견펜션을 정한 신혼부부의 이야기가 알려져 화제다.

향희 씨 부부는 지난 6월 결혼식을 올린 직후 반려견들과 애견펜션에서 신혼여행을 만끽했다.

애견펜션은 평소에도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이 곳을 평생 한번인 신혼여행지로 정한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이렇다. 향희 씨는 결혼 준비를 하면서 2세 소식도 함께 알게 됐다. 결혼 준비 만으로도 반려견들과 보내는 시간이 부쩍 줄어들었는데, 출산 이후에는 더 소홀해질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애견카페나 애견펜션 등 반려견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결정적이었다.

향희 씨의 남편도 이 뜻에 동참했다. 부부는 마지막까지도 해외여행과 애견펜션 사이를 저울질하다 결국 애견펜션에 가기로 결정했다. 바쁘고 늦더라도 늘 격렬하게 반겨주는 반려견들에게 뜻깊은 선물을 해주고 싶었던 것.

비록 애견펜션이지만 신혼여행 답게 근사한 곳으로 골랐다. 반려견들을 자유롭게 풀어놓을 수 있는 넓은 운동장과 개인 테라스 겸 정원이 딸린 곳이다. 이 펜션을 처음 알게 된 건 꽤 오래 전 일이지만 향희 씨가 사는 부산에서 너무 멀어 엄두를 못 냈다.

향희 씨 부부가 이 같은 뜻을 밝히자 양가 부모님들은 극구반대하셨다. 남들 다가는 해외는 아니더라도 애견펜션으로 간다니, 부모님 세대가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향희 씨 부부의 설득에 못 이겨 결국 애견펜션행 신혼여행을 허락하셨단다. "반려견들과 떨어지면 우리(부부)가 분리불안이 온다"는 진담 섞인 농담에 더는 반대하실 수 없었던 모양이다.

향희 씨 부부는 일요일에 결혼식을 올린 뒤 월요일 아침 일찍 부산에서 출발했다. 목적지인 충남 홍성군 소재 애견펜션까지 걸린 시간은 5시간이었다. 이웃나라로 떠나는 신혼여행보다 시간은 더 걸린 셈이다. 향희 씨 부부는 승용차를 타고 가면서도 비행기에 탄 것처럼 붕 뜬 기분이었을 거다.

향희 씨 부부는 이 곳에서 매일 반려견들과 물놀이하고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힐링타임'을 가졌다.

향희 씨 부부의 반려견은 모두 3마리, 첫째 토이푸들 콩쥐(8), 둘째 비숑프리제 루나(3), 셋째 포메라니안 후추(1)다.

후추는 막내답게 애견펜션 사장님 내외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사장님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사장님 부부만 보면 달려가서 애교를 부리느라 오히려 향희 씨 부부는 뒷전이었을 정도다. 향희 씨는 3일 내내 후추에게 배신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루나는 비숑 특성상 매일 빗질과 케어가 필요하지만 이곳에서는 털관리를 전혀 받지 않았다. 여행하는 동안이라도 최대한의 자유를 주고 싶었다는 게 향희 씨 설명이다. 덕분에 루나는 물과 흙을 오가며 맘껏 뛰어놀 수 있었다. 향희 씨는 당시 루나의 모습을 회상하며 "참..행복해 보였다"고 말을 아꼈다.

향희 씨는 "세 아이 모두 건강하게 아프지 않고 오래 함께 하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어 여러 번 파양된 경험이 있는 둘째 루나와 관련해 "비숑은 예쁜 만큼 관리가 필요하고 비용이 든다는 걸 많은 예비 비숑 견주들이 알고, 한 번 더 생각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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