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간 엄마 보고 강아지가 '갸우뚱'한 사연

노트펫

입력 2018-07-31 18:09 수정 2018-07-3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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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화장실에 들어간 보호자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강아지의 영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영상 속 강아지는 자다 깬 듯 졸린 눈으로 앉아 갸우뚱 갸우뚱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민지 씨는 지난 30일 반려동물 커뮤니티에 버찌의 영상을 올리며 "엄마 화장실 가는데 자다가두 번떡 일오나서 눈도 못뜨구 갸우뚱~??"이라고 덧붙였다.

민지 씨가 화장실 갈 때 따라오는 건 원래 버찌의 언니인 양파의 몫이지만 이날은 양파를 대신해 버찌가 왔다. 버찌는 처음 서보는 불침번 근무에 눈꺼풀이 천근만근인 모양이다.

이런 버찌를 응원하기 위해 민지 씨는 "버찌야~ 엄마 따라 나온 거야?"라며 고마움을 나타냈지만 비몽사몽인 버찌가 이를 알아듣지 못하고 고개를 갸우뚱한 것.

영상 속 귀여운 친구는 버찌, 포메라니안 엄마와 폼피츠 아빠를 둔 2개월령의 꼬물이다. 민지 씨의 보살핌 아래 4개월령 푸들 언니 양파와 함께 지내고 있다.

민지 씨는 먼저 입양한 양파가 버찌를 받아주지 않으면 어쩌나 많은 걱정을 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양파는 버찌가 집에 온 순간부터 적응을 도와주고 먼저 장난감을 건네는 등 언니다운 모습을 보였다. 함께 놀 때도 때로는 봐주고 때로는 져주며 버찌를 아꼈다는 게 민지 씨의 설명이다.

덕분에 버찌도 양파를 잘 따른다. 오히려 민지 씨보다 양파를 더 잘 따라다니며 양파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배우는 중이다.

양파는 버찌의 다정한 언니이자 훌륭한 선생님이다.

양파는 푸들이어서 영리한 건지 유난히 교육이 쉬웠다고 한다. '앉아' '엎드려' '기다려' '먹어' '손' 등 가정에서 하는 간단한 명령어는 20분이면 깨우쳤을 정도다.

배변 훈련 역시 크게 신경쓸 일이 없었다. 간혹 실수를 하긴 했지만 4개월밖에 안된 강아지 치고는 거의 완벽한 배변 습관을 보였던 것.

그러나 이런 양파가 버찌를 만난 이후 약간의 탈선(?)을 하게 됐다. 배변 훈련 만큼은 버찌가 양파를 보고 배우는 게 아니라 양파가 버찌를 보고 배웠단다.

버찌를 보고 아무데나 싸도 되는 자유를 알게 된 양파가 함께 자유를 만끽하면서 민지 씨 집은 지뢰밭이 됐다.

덕분에 민지 씨는 온 집안에 불을 다 켜놓지 않으면 항상 무언가를 밟는다고 한다. "버찌도 배변 훈련을 해야하는데..아직 너무 어려서 천천히 가르쳐야 하는데..당분간은 이렇게 살아야죠"라고 말하는 민지 씨의 얼굴이 어두워 보이는 건 단지 기분 탓만은 아닐 거다.

그러면서 민지 씨는 "양파에게 미안한 마음이 항상 가슴 한 켠에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양파는 민지 씨가 처음으로 돌본 강아지인 만큼 아플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양파가 얇디 얇은 다리에 링겔을 꽂고 입원했을 때는 심장이 미어 터지는 심정이었다는 민지 씨. 여느 초보 엄마들의 마음과 다를 게 없다.

첫째 양파를 키우며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힌 민지 씨 덕분에 둘째 버찌는 한번도 큰 문제 없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민지 씨는 "양파와 버찌가 단 한번도 싸우지 않고 서로 양보하며 놀아서 너무 행복하다"며 "지금부터 쭉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같이 살아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조금 더 크면 보양식, 건강식 자주 만들어 줄게"라며 "배변 훈련도 엄마만 믿고 잘 따라와줘. 폭풍 칭찬과 맛있는 간식이 기다리고 있는거 너희도 잘 알지?"라고 아이들 건강과 교육에 대한 열정을 나타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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