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사료, 비싸게, 비싸게, 더 비싸게'

노트펫

입력 2018-06-08 16:11 수정 2018-06-0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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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제품보다 최대 4배 더 비싼 국내 사료'

국내 대기업의 고가 사료 마케팅 지적한 소비자단체

[노트펫] "반려견 사료는 브랜드 별로 가격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광고에 의존하여 선택할 수 밖에 없어 소비자는 가격차이가 품질의 차이로 느낄 수 있음."

해외 업체가 아닌, 하림펫푸드 등 국내 대기업에서 내놓은 강아지 사료의 고가(高價) 마케팅을 꼬집은 소비자단체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브랜드 사료는 최대 4배나 높게 가격이 책정돼 있지만 원료에 따른 가격 차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안전성은 물론 영양성분 면에서도 별 차이가 없었다.

지난 4일 한국소비자연맹은 수입 사료 7종과 국내 제조 9종 등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16개 건사료 제품을 대상으로 유해성분 및 영양성분, 광고 및 표시사항 등을 조사한 결과를 내놨다.

지난해 10월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들을 구매한 뒤, 성분 등에 대한 조사는 2017년 11월 공인된 검사기관에서 실시했다.

16개 제품 모두 14% 이하로 규정된 수분함량 기준은 물론이고, 조단백질과 조지방, 조섬유 등 영양성분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뮴과 납 등 중금속과 멜라민 등 유해물질이 검출된 제품도 없었고, 곰팡이 독소와 항생물질 역시 나오지 않아 안전성 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그런 가운데 한국소비자연맹이 조사 대상으로 삼은 16개 제품은 제품 기준으로 8900원에서 2만6000원까지 차이가 졌다. 100g당 가격으로 기준을 통일할 경우 가격은 최저 662원에서 최고 2600원까지 무려 4배 넘게 차이가 났다.

공교롭게도 단위당 가격이 높은 제품들은 국내 대기업 브랜드로 팔리고 있는 제품들이었다.

ANF가 호주에서 들여와 팔고 있는 ANF 홀리스틱 램&라이스 제품이 가장 낮은 100g 당 662원에 팔리고 있었다.

하림펫푸드의 하림 더 리얼 크런치 닭고기 어덜트 제품이 100g 당 2600원으로 제일 높았고, CJ제일제당의 CJ프레시 어덜트(100g 당 1,884원), LG생활건강의 시리우스 윌 어덜트(1,884원), 한국인삼공사의 지니펫 더홀리스틱 홍삼&국내산오리(1,750원), 한국사료의 더독 닥터소프트 그레인프리 치킨(1,286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가격 상위 6위까지가 전부다 국내 대기업 브랜드 제품이었다. 국내 사료 시장 판매 1위회사 로얄캐닌코리아의 로얄캐닌 미니 인도어 어덜트는 100g 당 953원으로 조사대상 가운데 12번째로 싼(?) 축에 속했다. 내추럴발란스코리아의 울투라 프리미엄 포뮬라 제품은 그보다 한 단계 낮은 100그램 당 875원에 팔리고 있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제품별 원료에 따라 가격의 차이를 보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제품 단가별 사용한 원료를 확인한 결과 원료에 따른 가격 차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연맹은 또 "그레인 프리(Grain free) 및 글루텐 프리(Gluten free)를 광고하는 제품의 경우 곡물에서 유래할 수 있는 알레르기 증상 및 소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광고하고 있다"며 그러나 "반려견에 그레인 프리와 글루텐 프리의 필요성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소비자 선택이 가능한 표시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선하고 강아지의 몸에 좋은 재료를 썼다고 광고하고 있지만 가격 차이가 가격 정책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있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그레인 프리와 글루텐 프리 역시 마케팅의 일환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제언 및 구매가이드에서 "반려견 사료는 브랜드 별로 가격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광고에 의존하여 선택할 수 밖에 없다"며 "소비자는 가격차이가 품질의 차이로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은 품질 면에서 현저한 차이가 지지 않는 경우 고가일 수록 마케팅 측면에서 고가 전략을 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고가 제품들은 대부분은 국내 대기업 브랜드 제품들을 선택해서 조사를 실시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반려견 사료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프리미엄, 홀리스틱, 유기농 등 여러 문구가 있지만 이는 사료 제조업체에서 사용되는 것"이라며 "등급광보다는 원재료 성분표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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