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모으기' 고슴도치 집사의 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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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1-04 10:07 수정 2018-01-0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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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작은 병 속에 든 작은 이쑤시개같은 물체들. 이건 뭘까.

가시다. 가시의 주인은 고슴도치.

반려고슴도치 쪼슴, 뽀슴(이하 쪼뽀)의 주인 소담 씨가 지난 2년 간 쪼뽀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가시를 모은 것이다.

소담 씨에 따르면 다른 동물들이 털갈이를 하듯, 고슴도치들은 '가시갈이'를 한다. 생후 8주부터 6개월까지 가시가 여러 개씩 빠지고 또 자라난다.

이 때 가시가 새로 돋아나면서 어른 고슴도치가 되는데, 원래 가지고 있던 가시의 색이 가시갈이를 거쳐 다른색의 가시가 돋아나 종이 바뀌는 경우도 있단다.

그 뒤론 가시가 잘 빠지지 않으며 환절기에 몇 개 빠지는 정도다. 다만 뭉터기로 가시가 빠지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면 피부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2년을 틈틈이 모아 이제 작은 병 4분의 1 정도를 모았다. 소담 씨는 가시갈이 이후 환절기 때 빠진 가시를 모으지 않은 것이 다소 아쉽단다.

그런데 고슴도치를 키우는 이들 중에는 소담 씨처럼 가시를 모으는 이들이 꽤 되는 모양이다.

소담 씨가 가시 사진을 올리자 마치 반갑기도 하고 기다렸다는 듯이 가시 인증샷이 올라왔다.

이불에 콕콕 박힌 가시를 하나하나 뽑으며 모아온 이도 있고, 가시갈이 때 무의식적으로 모아둔 이도 있다. 아무래도 분신이라는 생각도 들고, 뭔가 특별하다는 생각도 들었단다.

작은 병을 구해서 모아두는 이들이 많고, 작은 병은 아니더라도 쓰지 밥그릇 등 가시를 모아둘 만한 그릇에 넣어두는 이들도 있다.

떠나보낸 고슴도치를 생각하면서 가시라도 모아둘 걸 하는 이도 있다.

"그저 행복해요. 모아둔 가시들을 보면 쪼뽀의 어린 시절 생각이 나기도 하고요. 고슴도치 키우는 사람만의 특별한 추억이라고 할 수 있죠." 소담 씨의 말이다.

반려동물은 종이면 종, 품종이면 품종, 각자의 매력으로 주인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고슴도치를 키우는 이들에게 가시는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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