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트리버와 웰시코기, 살벌하게 털이 빠지는 이유
노트펫
입력 2018-01-03 10:07 수정 2018-01-03 10:08
[노트펫] 올해를 '황금 개띠의 해'라고 합니다. 강아지 중에 황금 개와 가장 잘 어울리는 종을 꼽으라면 개인적으로 두 가지가 떠오르는데요. 첫째는 골든 리트리버, 둘째는 웰시 코기입니다.
두 견종 모두 상당한 덩치(!)를 자랑하며, 무엇보다 황금색 털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눈에 띄는 외관 이외에, 골든 리트리버와 웰시 코기 모두 가지고 있는 공통점 중 하나가 바로 이중모를 가진 종이라는 것인데요.
사실 이중모라고 하는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는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수의과대학에서 강아지의 피부와 털에 대해 배울 땐 모낭(Hair follicle)의 구조와 털의 생장주기(Hair growth cycle) 등에 대해 주로 배웠기에, 반려인 분들께서 '이중모를 가진 강아지의 털은 두 종류라던데 혹시 아시나요?'하면 금시초문이었거든요.
일반적으로 이중모를 가진 강아지들은 ‘겉 털’과 ‘속 털’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겉 털은 좀 더 길게 자라서 외부의 1차적인 자극을 막고, 속 털은 짧고 좀 더 빽빽하게 자라서 안쪽에서 피부를 보호한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수의학적으로 엄밀히 말하면 이 겉 털과 속 털은 (각 견종 별로 유전적인 차이에 따라) 모낭별로 털의 생장주기에 차이가 발생하고, 털의 생장주기에 따라 털의 질감(Texture)에도 차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즉 조직학적으로 종류가 완전히 다른 두 가지 털을 가지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죠.
겉 털이든 속 털이든 강아지의 털은 4가지의 생장주기를 거치게 됩니다. 성장기(Anagen), 퇴행기(catagen), 휴지기(telogen), 탈락기(exogen)가 그것이죠.
그런데 이중모를 가지는 강아지들은 유전적인 영향에 의해 각 모낭별로 이 주기에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우리가 겉 털이라고 부르는 부분은 속 털에 비해 성장기(Anagen)을 오래 거치게 되고, 자연스레 털 길이 자체가 길어질 뿐만 아니라 (털의 생장주기가 길어졌으므로) 속 털에 비해 털이 덜 빠지게 됩니다.
반면 속 털은 겉 털보다 좀 더 치밀하게 자라는 경향이 있고, 털의 생장주기가 짧기 때문에 겉 털이 대부분인 단일모 강아지들보다 털빠짐이 심하게 나타나는 특성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포메라니안과 스피츠도 이중모를 가진 아이들입니다. 이 녀석들 역시 털빠짐이 꽤나 심한 것은 역시나 이중모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반려견과 함께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계절별로 강아지들의 털빠짐은 숙명과도 같은 것입니다.(...)
무술년 올 한해도 금쪽같은 아이들과 반려인 여러분 모두 건강한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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