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갑자기 아픈데 119 불러도 될까

노트펫

입력 2017-12-07 19:06 수정 2017-12-07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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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소방관의 반려견 응급이송기

[노트펫] 반려견을 응급이송했던 한 소방관의 수기가 눈길을 끈다.

동물구조는 일상화돼 있으나 집에서 갑자기 아픈 경우 119에 응급구조요청을 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일부 해외 국가에서 반려동물의 응급상황을 위한 구조대를 운영하고 있기는 하다.

서울시 소방안전소식지 '아이러브119' 2017년 5월호에 '우리 애를 살려 주세요'라는 제목의 기고문이 실렸다.

요지는 늘어나는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위해 반려동물 심폐소생술을 익힐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다.

기고는 심폐소생술을 생각하게 된 계기를 몇 년 전 응급출동에서 찾고 있다.

필자가 몇 해 전 서울시내 모소방서 관할 119안전센터에 근무하던 때의 일이란다.

그 해 초여름 관할지역내 오피스텔 건물에서 '애기가 호흡을 하지 않는다'는 다급한 신고가 들어왔다. 이에 필자를 비롯해 구급대원 3명이 출동했다.

출동 중에도 신고자로부터 좀 더 신속히 출동해 달라는 독촉이 계속 들어왔고, 무전교신으로 전해들은 출동요원들의 마음도 다급해졌다.

이에 교통신호는 물론 중앙선을 침범하고, 일방통행길을 역주행해서 겨우겨우 신고 장소에 도착했다.

도착해서도 생명이 위급한 1분1초를 다투는 급박한 상황이라 보고, 자동심장충격기와 들것 등 응급구조장비를 챙겨 신고자 집으로 헐레벌떡 이동했다.

다급하게 초인종을 눌렀고, 문 앞에서 울분을 토하는 젊은 아주머니를 마주하게 됐다.

"좀 전까지만 해도 우리 아이가 두 눈을 뜨고 말도 하고 있었는데.... 소방대원들이 늦게 출동하는 탓에 우리애가 죽었다."

이 신고자는 몹시 흥분한 상태였다. "우리 애를 당장 살려내라"라면서 구급대원들을 밀치고 다그치는 상황에까지 다다랐다.

구급대원들은 그때까지만해도 아이가 죽은 줄 알았다. 하지만 아이가 아닌 반려견이었다. 이 신고자가 안고 있던 반려견이 그 '아이'였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구급대원들은 신고자를 위해 신고자와 반려견을 구급차에 태우고 사이렌까지 울리며 24시간 운영하는 동물병원 응급실로 이송했다.

다음날에도 신고자의 원성은 이어졌다. "당신네 구급대원들이 출동을 빨리했으며 우리 애가 이렇게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구급반장이 나서 "반려견 일은 정말로 안되셨습니다. 위로를 드립니다."라고 거듭 위로와 사과를 한 뒤에야 마무리됐다.

필자는 "사람이 아닌 동물을 구급차에 태워 병원에 이송한 것은 처음이라 황당하기도, 좀 허탈하기도 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그는 하지만 "심폐소생술로 강아지를 구한 해외 사례도 있고, 가족의 의미가 변화되는 세상에서 우리 소방관들도 생각을 전환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개와 고양이를 위한 심폐소생술을 소개했다.

1. 호흡확인

입을 벌려 식도나 기도에 이물이 있는지 확인한 뒤 혀를 조심스럽게 입 밖으로 꺼낸다.

2. 맥박확인

뒷다리 안쪽에 맥박이 뛰는지 손으로 만져 확인한다.

3. 심장위치확인

오른쪽으로 눕힌 뒤 앞다리를 구부렸을 때 팔꿈치가 닿는 곳이 심장이다.

소형견은 한손(3~5센티미터 깊이)), 중형견 이상은 양손으로 10~15회 마사지 해준다.

4. 입을 막고 코에 바람을 넣어 인공호흡을 실시한다.

5. 인공호흡을 5회 반복한다. 호흡과 맥박이 돌아오지 않으면 계속 심폐소생술을 하며 동물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한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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