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임신하자 그림책 만들어 선물해준 9살 딸아이
노트펫
입력 2017-10-18 15:07 수정 2017-10-18 15:08
[노트펫] "엄마, 이거 내가 만든 우리 깜냥이 그림책이야. 값은 3천원이야."
얼마 전 초등학교 2학년 딸 지우가 이렇게 말하면서 종이 뭉치를 들이밀었다.
총 7장으로 제본을 하지 않았지 앞과 뒷표지까지 있는 짧은 그림책이었다.
'깜냥이의 임신'이라는 제목을 단 책은 우리집 막내 깜냥이의 임신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고민에 고민을 하다 지난 3월초 두 눈 질끈 감고 2개월이 갓 지난 깜냥이를 맞아 들였다.
물고빨고, 가끔 할큄도 당하고, 여느 고양이 있는 집과 다를 바 없었다.
또 지우와 깜냥이가 한 침대에서 자는 것을 보면 세상 제일 평화로운 모습이라고 세상 흐뭇해했다.
'그래도 살아 가면서 한 번은 새끼를 낳도록 해줘야지'하는 생각에 얼마 전 숫고양이와 합방을 시켰던 터였다.
일이 계획대로 되어서 지금 깜냥이는 임신 중이다.
지우 이 녀석 아직 초음파도 하지 않았는데 이미 그 책에 7마리의 새끼가 자리를 잡고 있는 초음파 그림을 떡하니 그려놨고, 숫고양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스토커'로 묘사해 놓고 있었다.
깜냥이가 낳은 새끼들이 좋은 집으로 가게 된다는 내용으로 책은 끝났다.
"원래 3000원을 달라고 하더라구요. 뿌듯하긴 하지만 깎아야 제맛이잖아요. 깎아서 2000원에 사기로 하고 마지막 장에 '정가 2천원'이라는 문구를 넣도록 했죠^^"
그림책을 마주하고 보니, 지우의 마음 속에도 깜냥이가 굳건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나저나 얼마 뒤 태어날 아기 고양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부 다 키울 수는 없는 노릇이고, 9살 초등학교 2학년생이 책을 만들도록 영감을 부여한 고양이가 낳은 애들이라고 마케팅을 해야할까.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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