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데려오면 창밖에 버린다던 부모님. jpg

노트펫

입력 2017-10-11 16:06 수정 2017-10-11 16:07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노트펫] "개는 밖에서 키우는 거다."

"털 날리는 짐승을 어떻게 케어할 거냐."

최다혜 씨는 강아지를 기르고 싶다는 말을 할 때마다 부모님께 이런 말을 들어야 했다.

더구나 남동생이 털 알레르기까지 있어 부모님의 반대는 좀처럼 넘기 힘든 산이었다.

그러던 중, 평소 다혜 씨의 마음을 잘 알던 아버지의 지인이 '꼬물이' 포메라니안을 선물하면서 일(?)이 터지고 말았다.

다혜 씨는 "입양 당일까지 부모님은 모르셨어요. 집에서 동물을 키울 수 없다며 다시 돌려주라고 하시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물론 그럴 순 없었다. 최대한 부모님이 불편하지 않도록 조심해서 토리를 키울 수밖에.

그렇게 시간은 흘러 며칠 전 토리는 100일을 맞았다. 그동안 바뀐 건 토리의 몸집만이 아니었다.

아장아장 집 안을 걷고, 어딜 가든 졸졸 따라다니고, 새근새근 잘 자고, 무럭무럭 커가는 토리에게 부모님이 마음을 빼앗겨버린 것.

"아빠는 매일 아침 '토리' 이름을 넣은 노래를 부르며 출근 전까지 안고 있으세요. 항상 '개는 밖에서 키우는 거다. 데려오면 바로 창밖에 내다버릴 거다'라고 말씀하시던 분이었는데."

어머니 역시 토리를 안고 '어화둥둥', 바닥에 내려놓을 줄을 모른다고.

토리가 모든 곳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건 아니다. 부모님의 침대나 부엌은 토리에게 금지된 구역이다.

하지만 다혜 씨는 부모님의 변화 속도를 볼 때 조만간 이 역시 달라질 수 있을 걸로 예상하고 있다.

"하루는 집에 와 보니 아빠가 소파에서 무슨 책을 엄청 열심히 읽고 계셔서 뭔가 봤더니 제목이 '강아지와 사랑을 나누는 아주 특별한 방법'이더라고요."

그런 부모님이 요즘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건 토리의 배변 교육.

토리가 처음으로 배변판에 배변을 눴을 때 기뻐하던 엄마, 아빠의 얼굴은 다혜 씨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저는 요즘도 엄마, 아빠가 토리를 안고 있는 게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아요. 정말 엄청난 기적이라고밖엔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이 작은 녀석이 불러올 기적이 어디까지일까. 다혜 씨는 궁금하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