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들어! 너를 현행범으로 체포한다"
노트펫
입력 2017-08-14 17:07 수정 2017-08-14 17:09
[노트펫] 너무 조용해서 불안한 날이었다. 조예빈 씨는 왠지 모를 초조함에 카메라를 들고 살금살금 거실로 나갔다.
어지럽게 널린 쓰레기…. 흔적을 따라가니 익숙한 엉덩이가 보였다.
예빈 씨가 나온 줄도 모르고 얼굴을 처박고 거사(?)를 치르고 있는 이 녀석, 5살 된 반려견 '초코'(토이푸들)였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간 예빈 씨가 "초코"라고 이름을 부르자 드디어 고개를 돌린 초코.
이어 "이게 뭐야? 딱 걸렸어"라는 예빈 씨 말에 상황을 파악했는지 오른쪽 앞발을 들고는 망부석이 되어 버렸다.
예빈 씨에게 오지도 못하고, 쓰레기통을 더 뒤지지도 못하고, 앞발은 내리지도 못하고, 시선을 회피하며 눈치만 보고 있다.
예빈 씨는 "초코가 종종 쓰레기통을 뒤지는 건 알고 있었는데 들킨 적은 없었거든요. 이번에 딱 걸렸지 뭐예요"라고 말했다.
초코는 까다로우면서도 강한 식욕을 가졌다. 수박을 좋아하면서도 하얀 부분이 조금이라도 섞이면 뱉어버리고 빨간 부분만 달라며 애절한 눈빛을 쏜다.
또 가족들이 치킨이나 고기 등을 먹으면 뼈를 버리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 모두가 없는 틈을 타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초코가 떠나버린 상황에서 추측한 것일 뿐, 초코는 현장을 들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 영상이 최초로 발각된 사건 현장인 만큼 초코 역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당황해서 들어올린 앞발은 꼭 체포 당하는 사람이 손을 들어올린 모습 같기도 하고, 자신의 잘못을 알고 스스로 벌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초코가 사고 치면 제가 다 치우고 정리하지만 혼내면서도 너무 귀여워서 미칠 것 같아요. 영상에서도 귀여운 나머지 더 이상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초코는 예빈 씨가 오랫동안 부모님을 조르고 졸라 데려오게 된 막냇동생이다.
그런 만큼 둘 사이는 각별하다. 예빈 씨는 초코가 없던 시절을 생각할 수 없고, 초코는 예빈 씨가 우울하면 가장 먼저 눈치채고 달려와 애교를 부린다.
결국 초코의 '얼음' 자세에 반한 예빈 씨는 초코를 크게 혼내지는 못했다.
예빈 씨는 "매일 그러는 것도 아니고, 본인도 이번에 크게 놀랐을 거예요. 고쳐지겠죠. 또 못 고쳐도 좋으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했으면 좋겠어요"라며 '초코바보' 면모를 보였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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