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잘리고 가죽 벗겨진 채 버려진 북극곰 6마리 ‘참혹’…대체 누가?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7-08-07 17:32 수정 2017-08-0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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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러시아 북극탐험센터

멸종위기종인 북극곰 여러 마리가 머리가 잘리고 가죽이 벗겨진 참혹한 사체로 발견됐다.

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러시아 동시베리아 북부의 무인도 빌키츠키섬에서 밀렵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극곰 사체 최소 6구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북극곰들의 사체는 머리가 잘리고 가죽이 벗겨진 상태였으며, 총탄에 맞은 흔적도 발견됐다. 사체 인근에서는 사용한 탄창이 발견됐다.

밀렵꾼들은 북극곰을 사냥한 뒤 전리품으로 곰의 머리와 가죽을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시베리안타임스에 따르면, 북극곰의 가죽으로 만든 깔개는 암시장에서 개당 약 1만7000달러(약 1920만 원)에 거래된다.

이 사체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극 생태계 살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빌키츠키섬에 파견한 탐험대가 발견했다. 여름철이라 눈이 녹으면서 사체가 드러난 것.

수사당국은 밀렵꾼들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당초 이 끔찍한 북극곰 학살 사건에 엘리트 계층이 연루됐을 가능성 때문에 사건을 덮으려 했지만, 검찰이 이후 조사에 착수했다.

러시아 서시베리아의 자치구 야말로네네츠의 부지사 알렉산드르 마자로프는 “무인도인 이 섬에는 많은 북극곰들이 살지만, 안타깝게도 밀렵꾼들이 와서 사냥을 하고 있다”며 “반드시 범인을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빌키츠키섬에서는 올 4월에도 갓 죽임을 당한 북극곰의 가죽이 발견된 바 있다. 당시 범인들은 신속하게 잡혀 현재 철창신세를 지고 있다.

이 섬의 등대에는 파렴치한 밀렵꾼이 남긴 메시지도 발견된 바 있다. 이 밀렵꾼은 다른 밀렵꾼에게 남긴 메시지에서 “난 이곳에서 5마리를 죽였다. 당신도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 보고서’에서 북극곰을 ‘취약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 남아있는 북극곰은 약 2만 마리에 불과하다. 이 중 5000∼7000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에서는 옛 소련 시절인 지난 1957년부터 북극곰 사냥이 금지돼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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