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단돈 5만원에 추첨 분양된 멸종위기 ‘제주개’

뉴스1

입력 2017-07-11 17:07:00 수정 2017-07-11 17: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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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제주시 축산진흥원에서 ‘제주개 공개분양’ 추첨행사가 열리고 있다.2017.7.11/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11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 제주도 축산진흥원에서 열린 '제주개 분양 추첨 행사'에서 사단법인 제주동물친구들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2017.7.11/뉴스1© News1

장맛비가 내리던 11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제주도 축산진흥원은 제주 고유의 재래가축인 제주개를 분양받으려는 방문객들로 문전성시였다.

축산진흥원이 이날 올해 4월에 태어난 제주개 5마리(암 1·수 4)와 5월에 태어난 제주개 15마리(암 5·수 10) 등 제주개 강아지 20마리를 마리당 단돈 5만원에 추첨 분양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제주개 분양방식이 기존 선착순제에서 추첨제로 전환되면서 방문객들의 기대감이 더욱 높아진 모습이었다.

실제 이날 분양 추첨에는 254명(도내 250명·도외 4명)이 참가해 12.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초 1차 전화접수에는 508명이 신청했으나 행사 나흘 전 2차 현장접수 절차가 급하게 추가되면서 참가자가 절반으로 줄어 들었다.

2차 접수에 나선 참가자들은 제주개 보호와 사후관리 등에 협조한다는 내용의 제주개 분양신청서와 개인정보 제공·활용 동의서를 제출한 뒤 대강당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었다.

오전 10시30분쯤 축산진흥원 직원들이 추첨함을 들고 대강당에 들어서자 장내에는 적잖은 긴장감이 돌았다.

추첨이 시작되자 곳곳에서는 당첨된 이들의 웃음과 탄성이 터져나왔다.

당첨자들은 일차적으로 ‘우선 분양 대상자’로 분류돼 10일 내로 축산진흥원의 현장실사를 받을 예정이다.

최종 분양 여부는 이달 말쯤 확정된다.

반면 이날 현장에서는 이 같은 축산진흥원의 제주개 분양 방식에 대한 강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사단법인 제주동물친구들은 현장에서 ‘순수 혈통 제주견 단돈 3만원, 5만원?’, ‘초복을 앞두고 제주도가 개장사를?’, ‘분양기준? 절차? 사후관리?’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멸종 위기에 처해 현재 제주개에 대한 천연기념물 등록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육환경과 사후관리 등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전제하지 않은 단순 추첨으로 분양을 결정하고 있고, 분양가도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됐다는 지적이다.
11일 제주도축산진흥원이 공개 추첨을 통해 일반에 분양한 제주 고유종 제주개 모습.2017.7.11./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김미성 제주동물친구들 동물지원팀장은 “행사 직전까지 행정과 협의를 진행했다. 시간이 촉박했음에도 접수 절차를 구체화하고, 노령견 등의 추첨 매각을 취소하는 등 절차를 수정·보완한 데 대해서는 감사한 일”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나 김 팀장은 “동물을 마치 물건처럼 헐값에 추첨으로 팔아버리는 일은 행정이 솔선수범할 일은 아니다”라며 “특히 이 같은 분양방식은 순수혈통 보존과 증식이라는 분양의 의도 또한 흐리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분양에 당첨된 이재웅씨(60·경기도)도 “제주개를 분양받게 돼 참 기쁘다”면서도 “분양자의 마인드나 사육환경, 사후관리를 사전에 잘 심의하고 분양을 진행해야만 반려견으로서 계속 보호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쓴소리를 냈다.

이에 강원명 축산진흥원 축산진흥과장은 “이번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불신을 해소하겠다”고 개선 의지를 밝혔다.

강 과장은 “접수방식을 기존 전화신청에서 방문신청으로 전환해 분양 전 에 신청인 면담 등을 통해 검증하겠다”며 “분양가도 도내 애견 또는 타 시·도 토종견 분양가를 종합해 종축개량공급위원회 심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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