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동상 전쟁..소녀상 옆에 개 동상 등장
노트펫
입력 2017-05-31 15:07 수정 2017-05-31 15:08
미국 금융가에서 동상 전쟁이 벌어졌다.
한 예술가가 미국 월스트리트 금융가의 상징인 ‘돌진하는 황소’상과 그 앞에 마주선 ‘두려움 없는 소녀’상 옆에 개 동상을 3시간 동안 설치했다고 미국 NBC뉴스가 지난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렉스 가데가는 지난 29일 모조 청동과 점토로 만든 퍼그 동상 ‘스케치 도그(Sketchy Dog)’를 ‘두려움 없는 소녀’의 왼발 옆에 이름 그대로 3시간만 설치했다. NBC뉴스는 그 배치 때문에 마치 개가 소녀 다리에 오줌을 싸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데가는 ‘돌진하는 황소’상을 만든 조각가 아르투로 디 모디카와 연대감 때문에 스케치 도그 동상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가데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소녀상을 보고 즐거워하거나 당혹스러워한다”며 “나는 황소상을 만든 아르투로가 매우 화난 데 대해 크게 공감한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가 지난 1987년 10월19일 ‘검은 월요일(black Monday)’에 폭락한 직후, 게릴라 아티스트 디 모디카는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미국의 회복력을 상징하는 황소상을 세웠다. 뉴욕시는 황소상을 철거했다가, 월가 금융 지구의 현재 위치로 옮겼다.
금융투자 자문사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SSGA)가 조각가 크리스틴 비스발에게 의뢰해, 금융가 성 평등의 상징으로 황소상 앞에 소녀상을 세우자, 디 모디카는 뉴욕시에 항의했다. 현재 소녀상은 월가 성 평등의 상징이자 관광객의 명소가 됐다.
가데가는 소녀상의 가치를 인정하고 소녀상 자체에 유감이 없다며, 해학의 의미로 개 동상을 설치했고 소녀상과 개 동상 모두 황소상을 방해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가데가는 “예술은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 의무가 있다”며 소녀상이 아이들을 즐겁게 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확실히 페미니스트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니”라며 “두려움 없는 소녀상을 위한 자리는 많은데, 소녀상이 다른 예술가의 작품과 비전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SSGA는 스케치 도그 동상 소식에 대해 소녀상이 대표하는 가치가 자랑스럽고, 소녀상이 대표하는 가치에 열정적으로 반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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