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한줄기 없는 곳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55마리의 식용견 … HSI 구조나서

동아경제

입력 2017-03-22 10:55 수정 2017-03-2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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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동물보호 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이하 HSI)는 오는 24일, 경기도 고양시에 소재한 식용견 농장에서 55마리의 개를 구조한다고 밝혔다.

사진=HSI 제공


HSI 측은 “야외에서 운영되는 전형적인 식용견 농장형태와 달리 실내 에서 운영되는 형태로 그 실상이 더욱 충격적이었다. 미로 같이 좁고 낮은 통로로 출입이 가능한 이 작은 농장 안에서, 개들은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극심한 악취에 시달리며 햇볕을 한번 쬐기조차 힘든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다른 식용견 농장에서처럼 이번 농장에서도 진도믹스, 포인터, 그레이트 피레니즈 등 큰 개들뿐 아니라 미니핀, 미니핀 믹스, 시츄 믹스, 코기 믹스 등 크기와 종을 망라한 모든 종의 개들이 발견되었다”고 전했다.

HSI의 동물보호 및 재난구조 팀의 아담 패래스캔돌라 이사는 “이번 농장은 그동안 HSI에서 접했던 농장들과는 또 다른 형태의 농장이었다. 농장에 들어서는 순간 암모니아 가스로 숨을 쉬기 힘들 정도 였고, 처음 방문하던 날은 해가 진 후였기 때문에 실내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정도로 어두었다.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자, 그 안에서 극심한 악취와 어둠 속에서 낯선 이의 등장으로 잔뜩 겁에 질린 안타까운 개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농장은 지하철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이런 특이한 형태 때문에 시민들의 눈에는 띄지 않았던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 “농장의 대부분의 개들은 인간이나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접촉이 거의 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구조팀이 멀리서 접근하기만 해도 온 몸을 웅크리거나 아주 작은 공간으로 숨어 들어가려고 하는 등 인간에 대한 경계가 심하고 겁이 많다. 하지만 그간 폐쇄 되었던 농장에서 구조된 다른 아이들처럼 이 개들 모두 안전하고 안락한 곳에서 온전한 사랑을 받는다면 인간을 신뢰하는 법을 금방 터득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구조 할 55마리의 개들중에는 10마리의 어린 새끼들과 한때는 누군가의 반려견이었던 개들도 포함돼 있다.



농장주 김 씨는 HSI에 “20년 넘게 식용견 농장을 했지만 단 한 번도 내손으로 개를 죽이거나 도살장으로 데려간 적은 없었고, 대부분 중간상들이 이를 대신 해주었다. 개인적으로 개를 좋아하기도 하고, 개들을 중간상에게 보낼 때마다 그 개들의 결말을 알기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아서 몇번이고 농장을 접으려고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개를 주거나 버리고 가서 다시 시작하게 되곤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개들을 중간상에게 보내는 것도 하고 싶지 않아지고, 개고기도 못 먹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개들의 수가 늘어나서 지금처럼 50마리가 넘어버렸다”며, “개들이 많아지고 나이가 드니, 돌보는게 너무 힘들기도 하고 해서 완전히 그만두기로 결심했다”고 농장을 폐쇄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식용견 산업에 대해서 김 씨는 “최근 개고기 식당과 개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점점 줄고 있다고 들었다. 식용견 사업은 이제 사향산업이라고 생각하며, 그래서 HSI에서 하는 사육 농장 폐쇄 및 농장주 전업 지원 활동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HSI는 “이번에 폐쇄되는 농장까지 7개의 식용견 농장의 폐쇄를 이끌었으며, 800마리 이상의 개들을 구조하였다. 이번에 구조되는 55마리의 개들은 모두 미국 휴메인소사이어티의 파트너 보호소들로 이동하여 입양가족을 찾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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