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일의 고양이는 일본산?

노트펫

입력 2017-03-14 11:07 수정 2017-03-1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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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록폰기 미드타운의 후지필름 포토 살롱에서 개최 중인 사진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양이들'에는 연일 방문객들이 줄을 잇는다.

남녀노소 폭넓은 관객층인데 이들은 보석처럼 아름다운 냥이들 사진을 바라보며 조용히 탄성을 내지른다.

이 사진전과 동시에 출간 된 사진집 '세계 제일의 냥이, 라팜((LAPERM)'이 만들어진 건 모두 도쿄 니시코야마의 냥이카페 운영자 '마쓰다 유미'씨 덕분이다.

그 아름답다는 냥이 품종 '라팜'은 아직 좀 생소하다.

1982년 미국에서 돌연변이로 탄생된 냥이 품종으로 역사는 그리 깊지 않다.

동글동글 말린 풍성한 털과 온순하고 총명한 성격을 가진, 기품있는 모습의 품종이다.

유미씨가 라팜 냥이와 처음 만난 건 2007년 오다이바의 한 펫숍.

복슬복슬 거리는 털을 가진 희귀한 이 냥이와의 만남은 운명의 시작이었다.

캣쇼에 여러 도전을 해 보고 있던 유미씨는 곧 라팜을 가족으로 맞아들였다.

이름은 '메이'로 지었다. 이듬해엔 새끼 4마리도 낳았다.

그 즈음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의 애묘협회에서 라팜을 캣쇼에 나가도 되는 품종으로 인정을 했다.

'메이'는 일본 라팜 제 1호로 캣쇼에 등록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 라팜은 '미운 오리새끼'라고도 불린단다. 아름답기로 소문난 품종이 왜일까,

태어난 직후엔 털도 거의 없어 귀엽다고 할 수 없는 모습이어서다.

생후 2개월 정도까지의 냥이만이 유통되고 있는 일본에선 이 귀여운 존재가 퍼져나가기 힘들어 거의 멸종 위기에 놓여있다.

유미씨가 이런 라팜을 잘 키워 보겠다고 결심한 것에 지금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는 말했다.

'이왕할 거면 세계를 목표로!'

세계 최대 애묘협회의 캣쇼에서는 건강한 아름다움과 예술성에 기초해 골격,얼굴 윤곽, 성격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다.

첫번째 캣쇼 출전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진 못했지만 최고의 노력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키웠다.

라파마는 수가 너무도 적어 잡종과의 교배도 인정되는 품종인데 해외 라팜과의 교배를 위해 뉴질랜드에도 갔다.개성있는 아름다움을 얻기 위해서다.

현지의 캣쇼에 무작정 가 직접 교섭을 했다.

그리 간단히 받아들여 지진 않았지만 멀리 일본에서 온 유미씨의 열의에 교섭에 성공,이렇게 탄생한 수컷 냥이 '캐스퍼'!

여기에 또 유미씨는 일본 혈통을 이은 라팜으로 세계 1위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친구의 냥이인 삼색털 장묘종으로 골격 등이 라팜과도 닮은 냥이가 있었는데 캐스퍼와의 사이에서 처음 냥이 '메이'의 손자뻘되는 냥이들을 얻었다.

미국 일본 뉴질랜드, 세 나라의 피를 받은 냥이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 중에 한 마리 '네네'가 역사를 새로 썼다

당시 일본에서 열린 캣쇼에서는 아직 희귀한 라팜 종에 대한 평은 높지 않았다.

그러나 1년에 1번 세계 애묘협회 일본지부가 주최하는 큰 쇼가 있어 출전을 결심했다.

2013년 그 쇼에는 세계 각 곳에서 어느때 보다도 많은 냥이들이 모였다.

권위있는 한 유명 심판관은 냥이 '네네'를 향해 '이렇게 훌륭한 라파마는 본 적이 없다. 매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라파마의 원래 고향인 미국의 심판관들도 네네를 최종심사에 올렸다.

모두 57종의 품종 중에 참가 두수가 가장 적었던 라팜이었다. 심판관들의 절찬을 받으며 캣쇼의 상위 냥이들과 나란히 인정을 받은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유미씨의 냥이들 중엔 세계 챔피온이 계속 탄생했다

'이 일은 제게 있어 비즈니스가 아닙니다. 아름답고 건강한 냥이를 나만의 방식으로 키워내고 싶을 뿐입니다'라고 유미씨는 말한다.

이 아름다운 라팜들을 세계에 전하고자 하는 일은 예술작품을 만드는 일과 같을 것이다.

사진으로도 그 멋진 아름다움이 전해져 온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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