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시큰둥… ‘제3 인터넷은행’ 흥행 속타는 금융당국

김형민 기자 , 조은아 기자

입력 2019-09-23 03:00 수정 2019-09-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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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0일부터 예비인가 신청
네이버-SKT 등 참여 의사 안밝혀… 토스는 최근 공개적 불만 표출도
금융위 “복수의 기업 신청 준비중”… 후보자들에 컨설팅도 제공하기로


다음 달 10일 시작될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앞두고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복수의 기업이 인가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 흥행을 위해 후보 기업을 대상으로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기로 했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 10일부터 15일까지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는다. 올 5월 예비인가에서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모두 탈락한 지 5개월 만에 다시 신청을 받는 것이다. 당국에 따르면 토스와 키움 컨소시엄 외에 복수의 기업이 신규로 참여 의사를 밝히고 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은 인가 신청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 중”이라며 “인가가 가능한 수준의 자본금을 갖춘 곳으로 요즘 당국에 인가와 관련한 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과 토스 측은 아직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예비인가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인가전 흥행을 원하는 금융 당국도 분주해졌다. 금융 당국은 예비인가 접수 전까지 신청을 받아 △인가 요건 관련 질의·답변 △법률상 인가 요건 설명 및 보완할 점 △상세 인가 절차 등을 중심으로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신청 업체가 별도로 요청하면 보안 유지를 위해 일대일 형식으로 컨설팅을 지원한다.

금융위는 아직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유통·전자상거래 기업 등에도 먼저 손길을 내밀 계획이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우리에게 접촉한 기업 외에도 잠재적으로 그런 의사를 가질 수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에도 직접 찾아가서 인터넷은행에 대한 홍보를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이 이렇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네이버 SK텔레콤 등 굵직한 ICT 기업들이 인터넷은행 진출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0일 주주총회에서 “현재 인터넷은행 인가를 신청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올해 5월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토스도 최근 공개적으로 금융감독원에 불만을 표출하며 인터넷은행 인가 레이스에 불참할 가능성을 시사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인터넷은행의 혁신성을 가로막는 규제가 여전하다는 점도 인수전의 흥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 ICT 업계에서는 ‘인터넷은행 대주주는 5년간 금융 관련 법령과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한 전력이 없어야 한다’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규정이 완화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대기업들의 참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이 현 정부 혁신금융 기조의 상징처럼 부각돼 있는 만큼 당국이 이번에는 어떻게든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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