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빅데이터로 新산업 이끌 기상 전문가 키운다

사지원 기자

입력 2019-06-25 03:00 수정 2019-06-2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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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상산업기술원 청년인재 집중 양성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한성대에서 ‘기상기후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과정’을 수강 중인 학생들이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보며 토론하고 있다.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은 올해부터 3년 동안 기상기후 분야 빅데이터를 다른 분야에 융합할 수 있도록 6개월간의 교육을 제공한다. 한국기상산업기술원 제공
“날씨에 따라 야생동물이 자주 출현하는 지역을 분석하면 ‘야생동물 주의 지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책상에 둘러앉은 수강생들의 눈이 반짝였다. “날씨에 따라 가로등 밝기를 조절하는 시스템을 만들면 어떨까요?” 여기저기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한성대 공학관에서는 ‘기상기후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과정’의 첫 실무 프로젝트 수업이 진행됐다.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은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혁신성장 청년인재 집중양성 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이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과 대구에서 총 48명이 선발돼 6개월간 기상기후 빅데이터 교육을 받는다. 이충기 한국기상산업기술원 산업성장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상기후 데이터를 다른 분야 정보와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꼭 필요한 교육”이라고 말했다.

기상기후 정보는 여타 빅데이터 연구에서 논란이 되는 개인정보 침해 여지가 없다. 그만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고 적용 범위가 넓다. 특히 열지수, 냉해 등 농축산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피해를 예방하는 등 1차 산업과의 융합 가능성이 많다. 전 세계적으로 기상기후 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기상청 외에 민간 기상기후 산업 시장이 크지 않아 전문인력 양성이 절실한 실정이다.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과정을 듣는 수강생들은 ‘파이썬’이나 ‘R’ 등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워 활용하는 등 실무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 맞춤형 인재로 성장한다. 수업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주일에 다섯 번 진행된다. 총 교육시간은 941시간이다.

수강생들은 기상기후 빅데이터를 직접 분석하고 활용 방안을 찾아 올 8월 기상청이 주최하는 ‘날씨 빅데이터 콘테스트’에 출품할 예정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홍수예측 분석’ ‘실내외 공기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환기 및 청정기 활용방법 연구’ 등 주제는 다양하다. 이 과정에는 기상기후 산업 종사자와 빅데이터 실무자 등으로 이뤄진 ‘멘토’들이 함께한다. 교육 수료 후에는 관련 분야의 취업 연계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학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대기환경과학을 전공한 최상근 씨(29)는 “학부에서는 데이터 분석 기초과목만 배웠는데 이곳에서는 현장에서 쓰이는 프로그램을 배울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학원에서 수문학(물의 근원, 분배, 소멸의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을 배우며 기상에 관심을 갖게 된 김정빈 씨(29)도 “이곳에서 배운 지식으로 기상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은 인재 양성뿐 아니라 가공한 빅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 비용을 지원하는 ‘기상기후 데이터 바우처 지원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한데도 비용과 전문성이 부족해 기상기후 빅데이터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기업을 돕기 위해서다.

지원 대상은 데이터를 활용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국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1인 창조기업 등이다. 총 38곳을 선정해 한 곳당 4500만∼7000만 원 범위의 바우처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은 21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기업들의 사업수행계획서를 현재 심사 중이다. 각 기업이 신청한 기상기후 데이터 활용 상품의 △시장성 △성장성 △실현 가능성 등을 종합 검토해 지원 기업을 선정한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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