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마일리지, 난 땅에서 쌓는다

염희진 기자

입력 2019-02-18 03:00 수정 2019-02-1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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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멤버십 서비스, 가맹점-포인트 사용처 늘리며 공격적 마케팅




직장인 조모 씨(39)는 최근 자주 사용해서 제법 모은 멤버십 포인트를 항공사 마일리지로 전환해 미국 뉴욕행 보너스 항공권을 예매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요즘 항공사 마일리지는 하늘이 아닌 땅에서 모으는 것”이라는 주변 얘기를 듣고 항공사 마일리지로 전환 가능한 포인트를 검색했다. 그동안 비행기를 타면서 14만 마일리지를 모았지만 항공권 예매를 위해서는 마일리지가 좀 더 필요했다. 롯데멤버스의 L.POINT(엘포인트) 12만 포인트를 갖고 있던 조 씨는 현금 10만 원을 엘포인트 10만 포인트로 바꿔 총 22만 포인트를 확보했고 이를 항공사의 1만 마일리지로 바꿔 항공권을 예매할 수 있었다. 엘포인트 22포인트는 이 항공사의 1마일리지로 전환할 수 있다. 현금을 포인트로 전환할 수도 있어 마일리지가 부족한 소비자들은 현금을 포인트로 전환해 마일리지로 바꾸기도 한다.


○ 항공사, 주유소, 웹툰 등 사용처 늘어나

OK캐쉬백, 엘포인트, 해피포인트 등 국내 주요 멤버십 서비스들이 제휴가맹점과 포인트 사용처를 늘리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롯데멤버스의 엘포인트와 SPC그룹의 해피포인트 등 대기업 계열의 멤버십 서비스 업체들은 원래 자사 계열사에서만 포인트 적립 및 사용이 가능했지만 몇 년 전부터 개방적인 마일리지 서비스 정책을 펴며 제휴가맹점을 늘리고 있다.

그 결과 엘포인트는 항공사(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주유소(S-OIL), 웹툰(레진코믹스, 투믹스), 배달앱(배달의민족), 서점(교보문고, 영풍문고), 인터넷강의(YBM NET) 등 생활밀착형 분야로 제휴영역을 넓히고 있다. 엘포인트는 2017년 대학 캠퍼스 내 롯데칠성 자판기에서도 엘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롯데멤버스 관계자는 “소액의 엘포인트를 갖고 있는 20대 회원들이 다방면으로 엘포인트를 쓸 수 있도록 시작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해피포인트도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SPC그룹 계열사 가맹점뿐만 아니라 GS25, 지마켓 등 다양한 인터넷 쇼핑몰과 문화생활(메가박스, 국립현대미술관), 체험(키자니아) 등 지속적으로 제휴처를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마땅한 사용처를 찾지 못해 잠자고 있는 포인트를 알뜰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현금을 포인트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해져 일부 소비자는 부족한 포인트를 현금으로 충전해 사용하기도 한다. 멤버십 서비스 업체도 소비자가 포인트를 좀 더 적극적으로 적립 및 활용할 수 있도록 새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포인트를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거나 친구 및 가족과 함께 쓰는 기능이 대표적인 예다. 포인트를 타사 포인트로 전환하는 서비스도 대중화되고 있다. OK캐쉬백은 하나머니, 신세계포인트, 아모레퍼시픽 뷰티포인트, 컬쳐캐쉬, 더페이스샵, 삼성전자 포인트로 언제든 전환이 가능하다.


○ 포인트 통해 쌓이는 빅데이터 경쟁력

국내 멤버십 서비스 업체들이 제휴가맹점과 사용처를 확장하는 이유는 포인트의 적립 및 사용을 통해 고객의 개인정보와 구매성향을 파악하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구매를 통해 포인트를 모으고, 자투리 포인트를 쓰는 동안 축적된 데이터만큼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알짜 정보’는 없기 때문이다.

여러 계열사에서 통합 멤버십을 운영하는 롯데, CJ, SPC 등 유통 기업들은 고객에게 포인트를 지급하는 동시에 고객의 구매정보를 축적하고 이를 분석하고 있다. OK캐쉬백 관계자는 “포인트 제도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는 타깃 마케팅을 위한 더욱 정밀한 정보를 담고 있다”며 “이를 기업의 데이터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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