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작년 기금 10兆 까먹었다

박성민 기자

입력 2019-01-17 03:00 수정 2019-01-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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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수익률 10년만에 마이너스… 주식 손실로 보험료 석달치 날려

전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 기금이 지난해 10조 원가량 증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모든 국민이 약 3개월간 납부한 보험료가 날아간 셈이다. 국민연금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0.18%) 이후 10년 만이다. 국내외 증시가 부진했던 데다 기금운용본부장이 1년 3개월간 비어 있으면서 기금운용본부의 투자 역량이 떨어진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금운용 잠정 수익률은 마이너스 1.5% 안팎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말 현재 기준으로 국민연금 전체 기금(약 637조 원)에 지난해 수익률을 적용하면 1년 새 약 9조5550억 원이 사라진 셈이 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기금운용위원회에 지난해 잠정 수익률을 보고하면서 “미중 무역분쟁과 선진국 금리 인상으로 국내 증시가 부진해 국민연금 수익률이 낮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코스피가 17.3% 하락하면서 총 기금의 17.1%(약 109조 원)를 국내 주식에 투자한 국민연금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손실 추정액(약 9조5550억 원)은 2017년 전체 국민연금 보험료 수입(41조8803억 원)의 22.8%에 해당한다. 이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9%)보다 2%포인트 더 올려야 메울 수 있는 손실이다.

지난해 8월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는 연기금 운용 수익률이 연간 4.3∼4.9%로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2057년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추계했다. 지난해처럼 기금 손실 사태가 반복되면 고갈 시점이 앞당겨지는 것은 물론이고 보험료율을 정부 개편안(최대 4%포인트 인상)보다 더 올리는 것이 불가피하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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