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승부수’…1조이상 투입 中시안 배터리2공장 추진

뉴스1

입력 2018-12-08 09:04 수정 2018-12-0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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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미국 이어 최대시장 중국서 年40만대분 추가 투자
2020년 이후 中보조금 폐지, 국내 배터리 3사 中투자 러시


삼성SDI 북경모터쇼 사진. © News1

삼성SDI가 중국 시안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해 전기차 배터리 2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2020년 중국 정부의 보조금 폐지를 염두에 둔 승부수다. 선제 투자로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배터리업계 퍼스트티어(1-tier)로서 진입 장벽을 높이는 전략이다. 유럽 헝가리와 미국 미시간주 공장 증설로 유럽과 미국 시장을 공략해온 삼성SDI가 추가 투자로 중국 시장에서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조원대 투자 中시안 2공장, 연간 40만대분 배터리 생산

8일 중국 현지의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SDI는 중국 시안에 배터리2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현지 정부·합작회사화 함께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액은 1조원 후반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투자 규모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는 16만㎥ 규모 부지에 전기차용 60Ah 리튬이온배터리를 제조하는 5개 생산라인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연간 약 40만대분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규모로 추정된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로컬업체 위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시장 공략의 성패도 중국 로컬 브랜드 공략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선 현지 투자가 필수적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자동차 전장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챙기는 핵심 미래사업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배터리업체인 중국 BYD를 방문해 경영진과 전기차 및 배터리사업 협력 논의를 하기도 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BYD가 전기차에 이어 공을 들이고 있는 모노레일에도 직접 탑승해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독일 BMW 경영진을 만나 삼성SDI와 파트너십을 성사시킨 것도 재계에서 유명한 일화 중 하나다.

삼성SDI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공략을 위해 2015년 야심차게 4만대분 규모의 배터리를 만드는 시안공장을 세웠다. 하지만 이후 중국이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며 위기를 맞았다. ‘사드 보복’과 맞물린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견제로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2년여간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 中전기차시장 ‘춘추전국’, 국내3사 잇단 투자

이런 상황에서 삼성SDI가 추가 투자를 결정한 건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완전히 폐지하는 2020년 이후 본격적인 경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전기차 보조금을 전년보다 20% 삭감한 데 이어 올해 30%, 내년 40%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한 후 2020년에는 폐지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 로컬업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도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어 공정 경쟁이 가능해진다.

LG화학이 최근 중국 난징에 2조원을 들여 제2공장을 세우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10월 착공한 이 공장은 내년 말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2023년까지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 50만대(32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에 전기차 기준 15만대에 해당하는 연간 7.5GWh 규모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의 순수전기차 시장은 2020년대까지 연평균 30%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상위 10개사의 배터리 수요도 2020년 195GWh에서 2025년 873GWh로 348%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LG화학과 삼성SDI는 중국계와 일본계의 입지 확대로 (중국)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두 업체가 현재의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지가 배터리 시장의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준 전세계 전기차(EV, PHEV, HEV) 배터리 출하량 1위는 일본 파나소닉이다. 2, 3위는 중국의 CATL과 BYD가 차지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4위와 6위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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