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연말까지 2만채 입주… 과열된 부동산시장 식힐까

주애진기자

입력 2018-09-20 03:00 수정 2018-09-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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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같은 기간보다 224% 많아… 국토부, 집값 안정 이어지길 기대
전세시장은 별다른 반응 없어… 일각 “공급부족 해소엔 역부족”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서울에서 아파트 2만여 채가 새로 완공된다. 평년보다 물량이 많은 편이지만 서울의 고질적인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분양 물량보다는 입주 물량에 즉각 반응하는 전세금이 소폭이나마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공급난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12월까지 서울에서 새 아파트 2만526채가 입주할 예정이다. 4분기(10∼12월) 기준 200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선 224% 늘어난다.

이 기간 입주 물량의 절반가량이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채)다. 금천구 롯데캐슬 골드파크 3차, 은평구 래미안 베라힐즈 등도 1000채 이상 대단지 신규 입주 아파트다.


주택 수급 관리에 실패해 집값 상승을 촉발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국토부는 4분기 입주량 증가가 주택시장 안정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량이 총 4만 채로 최근 3년 평균치보다 1만 채가량 많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말까지 대규모 입주가 이뤄지면 현재 집값 과열의 원인인 실수요자들의 불안심리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대규모 입주에도 불구하고 서울 전세시장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수급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실제로 송파헬리오시티는 1만 채에 육박하는 단지 규모 때문에 완공 시 ‘역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 것을 걱정한 이 단지 집주인들은 입주 6, 7개월 전부터 저가 전세매물을 쏟아냈다.

하지만 최근 이 단지의 전세금 시세는 도리어 반등하는 추세다. 호가가 한두 달 만에 1억, 2억 원씩 올랐다. 인근 E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전용면적 84m² 아파트의 전세매물이 현재 7억5000만 원에 나와 있다. 두 달 전 가장 쌀 때 5억 원대 후반에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직접 입주하겠다는 집주인이 예상보다 많은 데다 그간 전세금이 지나치게 내려가면서 저가 매물 위주로 빠르게 소진됐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9·13부동산대책으로 1주택자 양도소득세 감면 요건이 강화된 것도 집주인들의 실입주를 늘리는 요인이다. W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집주인들 사이에 전세금을 낮추면서까지 급하게 세입자를 구할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도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강동구 서초구 등 인근 지역의 재건축 이주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택멸실에 따른 신규 주택 수요도 생기고 있다.

서울 전세금 평균값도 강보합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넉 달가량 하락세를 이어갔던 서울 전세금은 7월 첫째 주 상승세(0.01%)로 돌아섰다. 헬리오시티가 있는 송파구 전세금도 7월 30일 이후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지방에서도 연말까지 6만4196채가 입주할 예정이다. 전국 입주물량(12만8034채, 10.7% 증가)보다 증가폭(12.8%)도 더 크다. 가뜩이나 집값과 전세금이 동시에 하락하고 있는 지방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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