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면 속에 실물같은 명화… TV가 미술관

유원모 기자 , 정양환 기자

입력 2018-07-16 03:00 수정 2018-07-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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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대중화 앞당기는 첨단 기술

지난해 ‘유니온 아트페어 2017’에 참여한 구본창 작가가 삼성 더프레임을 통해 공개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구 작가는 “일상 속에서 수시로 예술작품을 접하면서 순간순간 아름다움을 느끼고 미감을 키우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제공
요즘 직장인 신혜영 씨(24)는 틈틈이 그림을 그린다. 캔버스 앞에 앉아 붓을 든 모습을 떠올리겠지만, 그가 손에 든 건 스마트폰. 섬세한 표현이 가능한 삼성 갤럭시 노트 S펜으로 그린 그림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더니 반응이 나쁘지 않아 더욱 자신을 갖게 됐다. 그는 “S펜으로 그린 그림을 업로드하는 모바일 앱 ‘펜업(PENUP)’에 올리면 다양한 평가도 받고, 수준 놓은 아티스트의 테크닉도 배울 수 있어 더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미술이나 문화재 등 순수 예술에 대한 관심이 첨단기술과 조우하면서 새로운 문화 향유의 트렌드가 번지고 있다. 바뀐 모바일 환경 덕에 그간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작품을 어디서든 관람할 수 있는 데다 실물을 눈앞에서 보는 것만큼 생생한 화질의 관람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사진은 펜업과 더프레임 그림 공모전에서 대상(아이디 hee_ddo27)을 받은 작품. 삼성전자 제공
지난달 구글이 공개한 사이트 ‘코리안 헤리티지’가 대표적 사례. 온라인 예술작품 전시 플랫폼인 ‘구글 아트 앤드 컬처’는 국립민속박물관과 국립중앙도서관, 국립무형유산원 등과 협력해 조선 왕실 유물 2500여 점과 민속 유물 2만8000여 점을 제공한다. 구글이 자체 개발한 ‘아트 카메라’로 10억 픽셀 이상의 고화질로 피사체를 정밀하게 담아냈다. 심지어 직접 육안으로 봐도 분별이 어려운 붓 터치나 질감까지도 즐길 수 있다.

자그마한 휴대전화 화면으로 성이 차지 않을 경우에는 TV로 연결해 볼 수도 있다. 스마트TV로 화면을 송출할 수 있는 ‘크롬 캐스트’를 설치하면 집 거실의 대형 화면으로 예술품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라이프 스타일 TV ‘더프레임’은 55∼65인치 초대형 화면을 통해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집 안의 미술관’으로 불린다. 주변 환경에 따라 작품의 명암과 색감을 자동 조정하는 ’조도 센서‘까지 탑재돼 현장에서 작품을 마주하는 기분을 전해준다.

사진은 펜업과 더프레임 그림 공모전 최우수상(아이디 nana) 수상작. 삼성전자 제공
이미 더프레임은 미술계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열린 현대미술축제 ‘유니온 아트페어 2017’에서는 전시작 일부를 이 새로운 TV로 선보이는 ‘컬래버레이션’으로 관심을 끌었다. 구본창 박형근 이완 등 국내 유명 아티스트 19명의 작품을 더프레임을 통해 선보였는데 어떤 이질감도 없었다. 이완 작가는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 방식에 더프레임은 좋은 표현 매체가 되어줬다. 기술의 발전은 작가에게 표현의 자유와 역량을 준다”고 기대했다. 예술과 더프레임의 조우는 지난해 이탈리아 밀라노 ‘아쿠아리오 치비코’에서 열려 현지에서 관심이 드높았다.

5월에는 시민들이 S펜으로 직접 그린 ‘내 아이의 방에 걸고 싶은 그림’을 공모했는데 1846점의 응모작이 쏟아졌다. 입상작은 더프레임의 ‘아트 스토어’에 올려져 TV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더프레임은 TV가 꺼져 있을 때는 내장 프로그램을 이용해 ‘아트 스토어’에 올려져 있는 그림을 전시해 주기도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나 밀레의 ‘이삭 줍는 사람들’ 같은 걸작 명화는 물론이고 가족사진도 띄울 수 있어 집 안 거실에 갤러리 같은 분위기를 던져준다.

지난해 전시회에서 대표작 ‘백자’를 선보였던 구본창 작가는 “이런 시도는 예술의 대중화를 위한 좋은 도전이다. 일상의 순간이 아름다워지면 그만큼 예술에 대한 감수성도 높아진다. 더프레임이 생활 속에서 예술의 영감을 일깨우는 존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원모 onemore@donga.com·정양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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