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근무제’ 준비된 대기업들 “예전 그대로”…혼란 없어

뉴시스

입력 2018-07-02 11:17:00 수정 2018-07-02 11: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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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주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됐다. 시행 돌입과 함께 혼란에 빠질 것이란 예측과 달리 정부의 방침에 따라 착실하게 준비를 마친 재계는 “예전과 다르지 않다”며 혼란 없이 차분한 분위기이다.

이미 유연근무제 시범도입을 통해 생산성, 효율성 하락 등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모색, 실행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어서 정부가 단속·처벌을 유예하겠다는 6개월 계도기간과 무관하게 철저히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SK텔레콤, KT, 한화 등 주요 대기업들은 주52시간 근무제 정책 이전부터 사무직을 중심으로 다양한 유연근무제도를 시행해 왔다.

국내 근무자만 10만명이 넘는 매머드 사업장인 삼성전자는 갑작스런 시행에 따른 혼란과 충격을 막기 위해 이미 지난해 7월부터 주52시간 근무를 시험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자율근무제에 이어 2012년 자율출퇴근제 등 파격적인 근무 시스템을 시행중이었다.

삼성전자는 주52시간 시행에 맞춰 주 단위 ‘자율출퇴근제’를 월 단위로 확대한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직원에게 근무에 대한 재량을 부여하는 ‘재량근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유연근무제’를 실시한다.

이는 근로시간의 자율성을 확대해 임직원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게 하고,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는 효율적인 근무문화 조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취지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주 40시간이 아닌 월 평균 주 40시간 내에서 출퇴근 시간과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제도이다.

‘재량근로제’는 법적으로 신제품이나 신기술 연구개발 업무에 한해 적용이 가능한 제도인데, 삼성전자는 해당 업무 중 특정 전략과제 수행 인력에 한해 적용하고 구체적인 과제나 대상자는 별도로 선정할 계획이다.

LG전자는 하루 근무시간을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2시간까지 자율적으로 정해 주 40시간을 근무하도록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부터 주52시간 근무제를 시범 운영해왔다. 임직원들은 ‘하루 4시간 이상, 주 40시간 근무’라는 기본 틀 안에서 개인별 신체리듬과 생활패턴, 업무상황 등을 고려해 몰입이 가능한 최적 시간대를 정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주요 대기업들도 다양한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여론조사업체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155개 기업의 일·생활 균형제도 운영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중 유연근무제를 실시 중인 곳은 53.5%(83곳)였다. 유연근무를 실시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시차출퇴근제(66.3%)가 가장 많았고 탄력근무제, 단축근무제, 재택근무제 등이 뒤를 이었다. 제도 도입 기업들은 직무만족도 향상(69.9%), 근로시간 단축(36.1%), 생산성 향상(27.7%) 등을 효과로 꼽았다.

업종 특성상 야근이 많은 IT기업들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주52시간 근무제 적용 채비를 마쳤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2월부터 전사적으로 ‘워라발(워크는 스마트하게, 라이프는 발랄하게)’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내 인트라넷 공지, 웹툰 게재, 홍보물 설치 등 정착 노력을 기울였다.

엔씨는 워라발의 일환으로 올해 1월부터 전사적으로 ‘유연 출퇴근제’를 운영하고 있다. 유연 출퇴근제는 1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되, 출퇴근 시간은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는 제도이다. 출근 시간은 오전 7시부터 10시 사이(30분 단위)로 직원 개인이 선택할 수 있으며, 일일 근무시간은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0시간 사이에서 선택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넥슨도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행하는 등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정해진 의무근무시간(코어타임)을 포함해 주40~52시간을 근무하면 자유롭게 출퇴근 시간을 정할 수 있는 제도다. 주말 및 법정휴일, 오후 10시 이후로는 원칙적으로 야근을 금지하며, 근무 시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직원이 일 근무시간을 4~10시간까지 조절할 수 있는 ‘뉴퍼플타임제’를 시행하고 있다. ‘뉴퍼플타임제’는 일종의 ‘선택적 근로시간제’로 월 총 근로시간(월근로일*8시간) 내에서 일 근무시간을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0시간까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등 직원들의 자율권이 더욱 확대됐다.

생산성 하락 우려가 컸던 공장라인도 마찬가지다. 대기업들은 이미 4조3교대, 4조2교대 안착을 통해 주당 52시간 이상 초과 근무하는 경우가 드물다. 4조3교대의 경우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2시간 정도이며, 결손 인력 보충을 위한 대체근무, 초과근무(OT) 등을 포함해도 여유가 있다.

포스코에서 운영하는 4조2교대는 2개조가 하루 12시간 교대로 일하고 나머지 2개조는 이틀을 쉬는 근무제로 ‘주간 2일-휴무2일-야간 2일-휴무 2일’ 형태다. 주5일 기준으론 30시간 근무를 하게 되는 셈이다. 출근하는 날 근무시간은 긴 반면 휴일이 많다는 장점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주52시간 근무제가 300인 이상 대기업에 우선 적용되는데 대기업들은 유연근무제 등 근무제 개편에 신경을 많이 써왔다”며 “6개월의 처벌 유예기간이 있기 때문에 시행초기 잡음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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