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차영차!"..강아지 vs 고양이 세기의 대결
노트펫
입력 2018-05-16 18:12 수정 2018-05-16 18:12
[노트펫] 영차영차!
견생 3개월을 통틀어 이렇게 힘쓴 적은 없었다.
아직 다 나지도 않은 이를 앙 깨물고 영차영차 힘을 내는 수컷 강아지 '미남이'
상대도 만만치 않다.
"이 없으면 잇몸"이라고 무는 힘이 없으니 빛보다 빠른 앞발을 쓴다.
묘생 7개월, 이 앞발로 놓친 것은 단 하나도 없다는 암컷 고양이 '이쁜이'
강아지와 고양이 싸움에 새우등 터질 뻔한 건 바로 암컷 고양이 '까망이'
제일 좋아하는 비닐봉지에 들어간 행복도 잠시뿐.
갑자기 나타난 미남이와 예쁜이의 싸움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결국 밀리듯 쫓겨나버린 까망이.
까망이는 이렇게 또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뺏기고야 말았다.
한편, 과연 이 아슬아슬한 경기의 승리는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강아지 대표와 고양이 대표라는 자존심을 걸린 빅 매치의 승리는 결국 약 12초쯤, 봉지를 쟁취하는 미남이에게 돌아갔다.
예쁜이가 황급히 따라가지만 이미 늦었다. 미남이는 이 승리가 가져올 뒷일(?)은 생각도 않은 채 봉지를 요리조리 물고 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어깨 힘 잔뜩 들어가 지내던 미남이.
승리감에 젖어 그만 금견(犬)의 구역에 발을 들이고 말았다.
냥이들의 놀이터이자 보금자리인 종이상자에 들어간 것.
지난날의 복수와 '이 구역의 거친 고양이는 나야'라는 걸 똑똑히 알려주기 위한 예쁜이의 처절한 응징이 시작됐다.
영원한 승자는 없었다.
미남이는 결국 누나 예쁜이에게 개더지(?) 잡히듯 신나게 뚜드려 맞고 엉엉 울며 보호자 유미 씨에게 쓸쓸히 안겼다고 한다.
두 마리 강아지와 두 마리 고양이가 함께 살고 있는 유미 씨네 집.
1년 6개월 전, 유미 씨는 사정이 있어 무료분양을 하던 암컷 강아지 몽순이를 입양했다.
몽순이 하나만 평생 행복하게 키우자고 생각했던 유미 씨는 작년 10월 지하실에서 아기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듣게 됐다.
소리를 따라가보니 손바닥만한 고양이 두 마리가 박스에 껴서 움직이지 못하고 울고 있었다.
새끼들의 근처에는 어미 묘로 보이는 고양이의 사체도 놓여있었다.
그냥 두면 죽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해 유미 씨는 결국 새끼들을 집으로 데려와 보살폈고, 결국 두 고양이도 가족으로 맞이하게 됐다.
그리고 약 한 달 전, 전 주인이 데려왔다가 알레르기가 있는 줄 모르고 데려왔다가 뒤늦게 알레르기라는 걸 확인한 후 박스 안에 갇혀 분양을 기다리던 미남이의 소식을 들은 유미 씨는 미남이의 입양을 결정하게 됐다.
사실 장난을 좀 쳐서 그렇지 평소에는 진짜 가족처럼 애틋한 사이라는 4남매.
“아이들이 싸우지 않고 잘 지내주는 게 가장 고맙다”는 유미 씨는 "새로운 아이를 데려올 때마다 혹시나 원래 있던 녀석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착한 아이들이라 그런지 텃세 없이 잘받아줬다"며 아이들을 향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또 "네 마리 아이들이 내게 온 게 어떻게 보면 참 인연 같다"며 "끝까지 책임지고 잘 키우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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