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자구안 마련 또 실패, 생사기로 놓인 한국GM

뉴스1

입력 2018-04-16 18:15:00 수정 2018-04-16 18: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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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노사가 16일 오후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8차 본교섭을 갖는다. 이날 한국 GM 부평공장 모습(뉴스1DB) © News1

막판 협의없으면 20일 법정관리 신청, 청산 가능성 배제 못해

한국지엠(GM)이 생사기로에 놓였다. 배리 엥글 GM 본사 사장이 정한 데드라인인 20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으나 노사는 자구안 합의에 애를 먹고 있다.

노사 자구안 마련은 GM 본사가 한국지엠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로 꼽았던 사안이다. 자구안을 마련해도 실사 후 정부와 채권단의 자금지원 및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이끌어 내야하는 등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에 나설 경우 GM본사와 한국지엠은 법원 주도의 강제 구조조정이 가능한 법정관리 카드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지엠 노사는 인천 부평공장에서 2시간가량 9차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으나 양측간 입장차만 확인하고 회의가 종료됐다.

이날 노조는 사측이 제안한 자구안 협조는 불가능하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사측은 연차 휴가 미사용분에 대한 수당 지급 축소, 자녀 학자금 지급 3년간 유보 등 1000억원 규모의 복지후생비 삭감을 요청했다.

노조측은 군산공장 폐쇄 철회와 출자전환 시 1인당 3000만원가량의 주식 배분 등을 요구하며 자구안 협의를 거부했다.

노사 양측이 막판 교섭을 소득 없이 끝냄에 따라 노조의 파업 가능성도 커졌다. 노조 집행부는 파업권 확보를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 쟁의를 신청했다.

조종결과는 17일 나올 예정으로 중노위가 조정이 어렵다고 판단하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 물리적인 시간상 20일전까지 노사간 자구안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은 더 어려워진다.

이 경우 한국지엠은 곧바로 법정관리 신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노사 자구안 마련의 데드라인을 20일로 정한 엥글 GM 본사 사장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법정관리 신청 가능성은 산업은행과 교섭을 진행 중인 GM 본사의 움직임에서도 감지된다. GM 본사는 한국지엠에 빌려준 빚 27억달러(약 2조9000억원)를 주식으로 출자전환하는 대신 우리나라 정부의 금융지원 등을 요청한 바 있다. 출자전환과 함께 28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할 테니 산업은행은 지분율만큼 지원에 참여해달라는 것이다.

한국지엠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 지분율은 17.02%다. GM이 한국지엠에 빌려준 차입금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보유 지분율이 크게 확대된다. 산업은행 지분율은 그만큼 떨어진다는 의미다.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산업은행의 한국지엠 지분율은 1%대에 머물 것으로 추산된다.

지분율이 하락하면 산업은행은 향후 GM 본사가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신차배정 약속 등을 지키지 않아도 이를 견제할 수단을 잃게 된다. 이를 막고자 출자전환 후 대주주 지분에 따라 감자규모를 달리하는 차등감자가 필요하다고 요청했으나 GM 본사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등감자가 이뤄지면 대주주의 보유 자본총액은 줄어들고 지분율도 크게 떨어진다. 산업은행의 요구를 거부한 것은 GM 본사에 일정 수준 이상의 부담이 전가될 경우 법정관리를 통해 한국지엠 회생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제는 현재 한국지엠 경영 여건상 법정관리 절차를 밟아도 회생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지엠은 지난 5년간 2조원가량의 누적적자가 쌓인 데다 정상적인 영업에 필요한 운영자금도 바닥난 상태다.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실행돼도 회생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청산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경영정상화의 첫 문턱인 노사 자구안 마련에도 실패해 이같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한편 한국지엠의 대략적인 상태와 윤곽을 파악할 수 있는 실사 중간보고서는 20일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GM과 산업은행은 중간 실사보고서를 근거로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이날까지 노사 자구안 마련에 실패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당초 계획은 무위로 돌아가고 법원 주도의 구조조정이 진행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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