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땀으로 일군 富속에 진정한 행복이…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입력 2018-03-14 03:00 수정 2018-03-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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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교수에 의하면 소득이 일정 수준(연간 약 8200만 원)에 이를 때까지는 행복도 계속 커지다가 이후에는 이런 관계가 사라진다. 소득이 8200만 원에 다다를 때까지는 그에 비례해 행복도 증가하지만 소득이 그보다 높아진다고 해도 행복이 더 커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연간 8200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 백만장자들의 행복은 소득이나 재산이 늘어도 제자리일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의 도널리 교수팀은 이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자 17개국을 대표하는 4000여 명의 백만장자를 조사했다.

도널리 교수팀은 자산을 기준으로 백만장자들을 4개 그룹으로 나눴다. 제1그룹은 16억 원 이상∼31억 원 미만, 제2그룹은 31억 원 이상∼87억 원 미만, 제3그룹은 87억 원 이상∼164억 원 미만, 제4그룹은 164억 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제3그룹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고 이는 제1그룹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자산이 많은 사람들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사람들보다 높았다는 결과로, 재산이 늘어도 부자들의 행복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예측과는 거리가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대다수 부자는 유산을 받거나 부유한 배우자 덕에 재산을 늘렸을 경우에는 오히려 삶의 만족도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또한 소득의 증가는 자산의 증가와 다른 결과를 보였다. 소득의 증가는 개인소득이든 가계소득이든 상관없이 만족도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행복을 증진시키는 확실한 방법 중 하나는 노동과 수고를 통해 소득과 재산을 늘리는 것이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부자가 되는 것이 행복해지기 위한 전제조건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부와 행복 간의 관계는 인과관계가 아니다. 서로 협력하는 관계, 서로에게 시너지를 주는 상생 관계라고나 할까. 행복이란 돈, 지위, 친구, 성격, 종교, 건강, 환경, 가족 등 수많은 삶의 구성요소를 저마다 적절한 비율로 섞어 생산한 매우 주관적인 무형자산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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