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상반기 이익 사상 최대라더니… 삼성-LG-SK 빼면 순익 되레 17% 감소

신민기기자

입력 2017-08-22 03:00 수정 2017-08-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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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그룹 순익 비중 59%로 늘어

올해 상반기(1∼6월) 코스피 상장사가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지만, 삼성과 LG, SK 등 3개 그룹을 제외하면 오히려 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소수 대기업에 이익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533곳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60조686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8조7689억 원)보다 24.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전체 상장사 순이익에서 삼성과 LG, SK 등 3개 그룹의 계열 상장사 순이익을 빼면 25조794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0조876억 원)보다 순이익이 16.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등 3개 그룹 계열 상장사 29곳의 순이익은 35조607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8조6813억 원)보다 90.6%나 증가했다.

이들 그룹의 이익 쏠림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3개 그룹의 순이익이 전체 상장사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38.3%에서 올해 같은 기간 58.7%로 급증했다. 삼성과 LG, SK의 독주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장기 호황)과 4차 산업혁명 흐름 등을 타고 IT 업종이 강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이 상승세를 탄 덕분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소수 기업에 집중된 이익 개선세가 다른 기업과 업종으로 확대되지 않고 양극화가 심화하면 국내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노키아가 추락하면서 핀란드가 흔들렸듯, 국가 경제가 일부 소수 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지난해보다 하락해 재무 건전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코스피 12월 결산법인 731개사 중 지난해와 비교 가능한 비금융업종 590개사의 올해 6월 말 현재 부채비율은 111.6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115.07%보다 3.46%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부채비율은 자본 총계 대비 부채 총계 비율을 나타낸 값으로 낮을수록 재무건전성이 좋다는 뜻이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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