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검색광고 비싸” vs “잘 활용하면 큰 효과”

임현석기자

입력 2017-08-18 03:00 수정 2017-08-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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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부담 싸고 논란 확산

#1. 차량용 변압기 등 소형 발전기를 판매하는 중소기업인 팅클발전소의 홍성진 대표는 검색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월 매출이 100만 원에 불과했던 2007년 제품을 알릴 길이 없어 애를 먹던 그는 포털 사이트의 검색광고에 눈을 돌렸다. 월 5만5000원의 광고비를 내면, 일반 이용자가 검색창에 ‘차량용 인버터’를 쳤을 때 홈페이지 주소가 나오는 방식이었다. 그는 “광고를 내자마자 3개월 치 주문이 한꺼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현재 팅클발전소는 연 매출 30억 원의 회사로 컸다. 검색광고비를 월 1000만 원 정도 부담하지만, 이를 마케팅 투자로 보고 계속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2. 서울 동대문구에서 청바지를 팔던 김종우 씨(35)는 온라인 포털의 검색광고를 중단했다. 매월 30만∼40만 원의 검색광고비를 지불했지만, 의류업체 간에 검색광고 상단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심했다. 김 씨는 “소규모 광고대행사를 통해 검색광고를 집행했는데, 업체 측이 광고비를 올려야 한다고 끊임없이 요구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했다.

검색광고가 세상에 등장한 지 올해로 20년을 맞이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검색광고 효과와 비용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검색광고 시장이 커질수록 소상공인의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과 소상공인 위주로 집행하는 검색광고의 특성상 오히려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7일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온라인 광고시장 규모는 3조9747억 원까지 커지면서 4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광고 중 가장 큰 비중(57.8%·2016년 기준)을 차지하는 게 바로 검색광고다. 2015년 이미 2조 원대에 접어들었고 올해는 2조2482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검색광고가 주요한 광고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검색광고는 포털이 설정한 특정 키워드에 대해 입찰가격을 써내서 따내는 방식이다. 광고주가 검색광고 입찰 가격을 높게 써내면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웹페이지 상단에 노출된다. 이 같은 방식으로 광고 수요가 많은 특정 키워드의 경우, 과열 경쟁이 벌어지면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입찰가가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영세상인에게 검색광고 비용이 부담된다는 입장이다. 연합회가 올 초 소상공인 3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3.8%는 ‘입찰경쟁 방식으로 이뤄지는 검색광고에 비용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PC와 모바일을 더해 70% 이상의 광고 점유율을 가진 네이버 등에 광고가 몰리다 보면 검색 키워드 광고단가는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네이버 등 주요 국내 포털은 “법률이나 의료, 금융 등 광고주가 광고를 통해 얻는 이익 규모가 큰 분야의 일부 검색어를 제외하면, 절대 다수의 검색어 단가는 저렴한 편”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네이버가 지난해 20만 개의 검색 키워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검색 키워드의 69.8%는 단가(클릭당)가 100원 미만이고, 88.8%는 300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주의 83%는 월 광고비가 50만 원에 미치지 않아, 비용 부담이 과장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같은 비용 부담은 다른 광고 수단에 비해서는 크게 부담되는 수준이 아니며, 오히려 소상공인들이 접근 가능한 광고 채널을 제공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포털 업계 관계자는 “‘청바지’처럼 일반적인 키워드는 검색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지만, ‘찢어진 청바지’나 ‘창동 청바지’처럼 큰 업체에서 쓰지 않는 틈새 키워드를 선점하는 게 영세상인만의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키워드를 잘 활용한 검색광고가 큰 규모의 기업과 경쟁하는 영세상인에게는 효율적인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색광고는 1997년 미국의 벤처 캐피털리스트인 빌 그로스가 ‘고투닷컴(Goto.com)’을 만들고 검색어마다 그에 맞는 광고를 내는 방식의 사업 모델을 고안해 시작됐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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