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는 왜 신문을 덮고 잘까요?”… 익숙지 않은 돌발 질문에 땀 뻘뻘

유원모 기자

입력 2017-05-01 03:00 수정 2017-05-0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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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라디오 ‘사물의 재발견’ 출연기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EBS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사물의 재발견’ 프로그램 녹음 현장에서 진행자인 코미디언 박지선 씨(왼쪽)와 본보 유원모 기자가 신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노숙하는 분들이 신문을 덮고 자는 경우가 많던데 신문 종이가 따뜻해서 그런가요?”(코미디언 박지선)

“신문용지 자체가 두껍기보단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할 수 있으니 다른 종이들보다 친숙하게 느껴지기 때문이겠죠.”(기자)

지난달 26일 EBS 라디오 ‘사물의 재발견’(월∼토 오후 2시) 녹음 현장에서 있었던 대화다. 매일 기사를 쓰는 기자에게도 이날만큼은 신문이 다르게 보였다. 익숙하지 않은 질문엔 허를 찔리기도 했다. “돌돌 말린 신문에 맞을 땐 꽤 아프던데, 왜 그럴까요?”라는 질문에는 식은땀이 났다. 정신을 차리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신문의 다양한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1920년대 동아일보에는 한 담배회사의 티저 광고(예고 광고)가 있었어요. 과거 신문을 읽다 보면 드라마처럼 타임슬립(시간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죠.”(기자)

이 프로그램은 매일 한 가지 사물에 대해 새로운 가치를 찾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주제는 신문이었다. 이날 녹음된 방송은 29일 전파를 탔다.

‘사물…’은 3월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요일별로 시인, 가수, 셰프 등 다양한 패널들이 출연해왔다. 보사노바 뮤지션 나희경이 출연하는 화요일에는 ‘사물의 음표’라는 코너가 진행돼 음악으로 사물의 가치를 조명한다. 목요일 방송되는 ‘사물의 부엌’에선 박준우 셰프가 음식에 얽힌 에피소드 등을 풀어낸다. 오은 시인과 장재열 청춘상담소 대표, 코미디언 박영진 씨 등 개성 강한 출연진도 함께한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분위기는 KBS 개그콘서트 등에 출연 중인 박지선의 진행으로 금세 풀어진다. 박지선은 “진행자 혼자 프로그램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여러 전문가가 출연해 다양한 관점을 소개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매력”이라며 “청취자들에게 같은 사물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정보를 매일 하나씩 제공하자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정윤범 EBS PD는 “전문성과 정보를 무기로 한 팟캐스트가 인기를 끌면서 경쟁력 있는 새로운 형식의 라디오 프로그램이 필요해졌다”며 “시간이 지나도 다시 찾아 들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정보가 많은 라디오 프로그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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